여행의 정석. 그 곳으로 향하며 <그 곳>을 상상하는 것은 여행의 맛이다. 그 <그 곳>은 항상 내맘대로다. 겨울에도 여름을 그릴 수 있고, 아침에도 저녁 나절을 떠올릴 수도 있다. 상상은 지맘대로니깐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없다. 여행은 <그 곳> 못지 않게 가기전과 돌아오는 그 순간도 매력적이다. 난 지금 안동역 도착 1시간 전 이곳에서 안동의 고택, 하회마을을 비롯한 그곳의 먹거리와 밤을 떠올리며 중이다.
예전에 가족여행으로 갔던 안동. 그땐 아날로그, 블로그도 없었다. 책장 어딘가에 먼지 낀 채로 앨범 속에 잠자고 있을 거다. 역마다 흘러나오는 방송이 정겹다. "우리역은 잠시후 풍기역입니다. 쌸라 샬라 ... 띵큐!" 영어는 마지막 땡큐라는 소리만 들린다. 우리역이라는 그 <우리>라는 말이 정겹다. 잠시후 의자 두칸을 여유롭게 쓰던 할머니가 내린다. 풍기댁이다. 한산한 기차를 타면서 돈버는 방법은 의자를 마주보기로 돌려놓고 혼자 다리 뻗고 가면 돈을 1/4 가격으로 기차를 탄거다.
노느니 뭐하나? 돈이나 벌자. 바로 실행한다. 두자리를 마주보게 한 후 혼자 앉아서 컴놀이를 한다. "돈 벌기 참 쉽죠잉?" 여행 중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하고 바로 실행하는 재미도 여행의 맛을 배가 시키는 지혜이다. 다음역이 안동이라고 '우리' 열차는 말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젠 내린다. 안동에서 찍은 사진이 십수년 후엔 가보가 될라나....
안동행 기차안에서 <안동 그리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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