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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장소를 만나다

문화공간에서 놀다. 너리굴 문화마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단순한 구성이 아니다. 그냥 지은 건물은 없다. <숨은 그림찾기>를 해야한다. 4만평이란 넓은 도화지에 작가는 그림을 그린다. 장난꾸러기인지라 보물을 숨겨놓고 찾으란다. 장소는 그냥 돌아다니면 된다는 편견을 버려라. 이곳은 사용 설명서가 필요하다. <너리굴 문화마을>. 세로로 안되어 가로로 찍는다. 그래야 폼이 나더라. 간만에 풍경을 가로로 찍어본다. 


'문화 안에서...

너리굴 문화마을은 다채로운 문화, 예술의 요소들이 늘 푸른 자연속에 숨은 그림찾기 하듯 들어앉은 공간입니다. 눈길 닿는 곳 어디서나 예술작품들이 서있고, 발길 닿는 곳 어디에나 문화공간이 팔을 벌려 반깁니다.'

작가의 접이식 명함에서 훔친 글귀다. 너리굴 문화공간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다. 너리굴은 비봉산골짜기 너른골을 일컫는 안성보개 사람들의 토박이 말이란다. '들어앉은'이란 글귀가 있다. 기다림이다. 들어 앉아서 사람들을 기다린다. 아늑하다. 팔을 벌려 반긴다 한다. 웰컴이다. 모두를 환영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간절한 질감이 묻어난다. 어디에나 문화의 공간이 있다는 건 어디든 느낄 수 있도록 40여년간 준비했다는 다짐이자 확신이다. 단어 하나를 고르더라도 여러번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철저한 이성적 글이다. 감성을 담으려 노력한. 아무튼 여러번을 숙고한 글이다.

카메라를 들고 어딜 찍을지 고심한다. 함께 기념촬영놀이도 한다. 세월의 흔적과 작가의 손때묻은 질감에 끌린다. 너리굴 건물들은 <오랜 세월속에 자연과 하나>란 게 보인다. 실내는 고급 마감으로 고객을 배려한다. 하룻밤을 보낸 일행들은 '편안함'을 말한다. 산바람 밤공기가 도심의 삶을 위로한다.

피노키오의 코가 길다. 무슨 거짓말을 했길래? 인간사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일상을 비웃고 있기라도 하듯. 빨강이다. 작가의 열정이다. 너리굴의 대표를 작가라 부르고 있다. 넓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는 작가로 표현하고 있다. 맞다. 돌아다니다보면 금방 알게 된다. 지금도 그리는 중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죽을때까지 들고 다니며 틈만 나면 그림을 고쳤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닮다? 표범을 숨겨 높고, 어미가 아이를 안고 있는데 그 앞엔 힘센 황소가 그들을 지키고 있다. 한나절이면 먼 화장실도 익숙해진다. 너리굴 문화마을은 그런 곳이다. 그곳은 다른 세상이다. 다른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산다. 방문객 누구나 한시간이면 그 세상사람이 된다. 잠깐이면 된다. 

문화공간에서 놀다. 너리굴 문화마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