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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장소를 만나다

<the dono>,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 정문앞 카페에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첫인상이란 보자마자 생기는 느낌이다. 사람이나 장소나 다르지 않다. 어떤 건축사가 말한 <장소와의 소통>이 마음에 와 닿는다. 꼭 사람하고만 대화를 나눈다는 사람은 <사람과의 대화>도 진정한 대화가 아닐 거다. 생명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대화상대는 되어야 <사람과의 진정한 대화>를 한다고 말을 꺼낼 수 있다. 내 생각이다. 그렇다고 내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고.

건물 내부로 들어갔는데 벽에 그림이 걸려있다. 우선 이런 곳은 신뢰가 간다. 주인에 대한 감정이 긍정으로 변하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나만 그런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그럴거다. 아침 햇살이 사방에서 들어온다. 바닥이며 식탁이며 의자 할 거 없이 덤벼든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비친다. 빛이 희망이란 말처럼 빛이 넘쳐나면 뭔가 기대하게 된다. 오늘도 좋은 일을 꿈꿔본다.

시든 이파리 마져도 정겹다. 반들거리는 질감과 색감이 좋다. 문틈사이로 생동하는 잎이 자신의 그림자까지 보여주며 웃는다. 주문서는 아직 고객을 기다리는 중이다. 자리를 뜰 무렵 삼삼오오 모여앉아 수다스럽다. 중년남성 둘이 앉아 대화를 나눈다. "둘로 쪼개던지, 넷으로 쪼개던지 하는겨..."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김장이야기를 하고 있다. 학부형 정도로 보이는 젊은 엄마들과 여유롭게 보이는 중년여인들이 자태를 뽑내고 있다. 모던한 건물과 세련된 디자인에 사람들까지 합해지니 더욱 괜찮다. 더 중요한 건 주인이 두말없이 커피리필을 해준다. 부드러운 커피맛에 여유를 즐길 천안사람들의 아지트로 괜찮겠다. 카페 이름이 <dono>라서 어원까지 뒤졌더니만. 그건 반려견의 이름이란다. 애견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주며 친근감을 보인다. 편하게 쉬다 간다. 오늘은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신입들을 즐겁게 해줄 참이다. 잘 될 거다. 

<the dono>,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 정문앞 카페에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