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으로도 그를 알 수 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스스로에게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절대 사진 몇장으로 그를 파악할 수는 없다. 이런 해석은 작가의 생각을 단정 짓는 것이다. 관자는 단지 유추할 뿐이다. 이미지와 텍스트에 대해 롤랑 바르트가 한 말이 있다. 텍스트는 이미지가 갖는 다양성을 단일 방향으로 이끄는 경향이 있다고 논한바 있다. 그가 말하지 않아도 현재 우리는 그걸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 현재가 아니어도 사진이 탄생된 역사 속에서 수 없이 언급 했을 것이다.
흐릿하거나 클로즈업한 후 리터칭을 통해 "이게 뭐게?"란 말걸기를 시도한 사진이다. 서두에 말한 위험한 발상으로 해석에 대한 거부 반응을 잊고 다시 해석질을 하고 있다. 일상에서 <이것저것> 따지면 말없이 살아야 한다. 글을 쓰거나 수다를 떠는 즐거움이 어딘데? 흔들거나 저속으로 찍거나 핀트를 맞추지 않거나, 찍은 사진 비틀기(포토샵의 오버 수정)을 통해 궁금증을 유발하고 잇다. <다르게 하기>란 방식은 창작의 기본이기도 하다. 우선 이 사진을 찍은 이는 자신만 알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재미에 빠져있다. 말을 거는 것이다. 사진 찍기는 목적을 갖게 되면 더욱 흥미가 생긴다.
촬영자는 이주연씨다. 제주도 서귀포, 제니빌 팬션 주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과 그 가능성에 대해 둔하다. 아니 인간이란 존재가 그렇다. 나도 나를 모르나 타인은 조금 보인다. 조언자가 필요한 것이다. 사진찍기를 통해 <말걸기>가 필요하다. 궁금해하고 숙소에 방문한 사람들이 그곳에서 그 사진의 <숨은 그림찾기>가 필요하다. 뚝방의 추억이란 팬션이 있다. 나는 언젠가 이곳을 ebook으로 표현했다. <http://www.100photo.co.kr/1485> 이다. 사람들은 그 책을 사본 후 방문하여 작가가 촬영한 곳을 찾아서 카메라를 들이댄다. 장소에 대한 호기심은 장소와 대화를 청하는 것이다.
제주도 서귀포 제니빌 팬션, <http://www.100photo.co.kr/1417>이다. 작가가 아니어도 자신의 환경을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면 된다.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고급스런 환경이다. 파도소리가 들리는 바닷가, 넓은 정원, 산책길에 볼거리 등 다양한 매력을 가진 곳이다. 괜찮은 작가의 프레임도 중요하지만 주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도 좋다. 사진의 피사체는 사랑한 만큼 나온다. 사진은 그렇다. 주인이 사랑한 <제니빌 팬션>을 기대해 본다.
세상에 말을 거는 사진, 무얼 해야 하나? 제니빌 팬션, 이주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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