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승휴 칼럼/장소를 만나다

중국 항저우 첨산 드레곤 코스를 바라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나는 <아트인문학여행>의 저자다. 이탈리아 여행후 쓴 책이다. 피렌체와 베네치아를 비롯한 로마, 밀라노에서 찍은 사진들이 책 속에 있다. 한 성당 옥상의 장면들이 인상깊었다. 사람들의 발길도 뜸한 그 곳에 작품들이 놓여져 있었다. 하늘이 시선을 감안한 것이라고 했다. 인간은 자신의 눈높이에서 보는 것에 길들여저 있다. 현대과학은 시선의 다양성을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드론이 그것이다. 낮은 높이로  막 달려가는 듯 찍거나 높은 곳에서 바로 밑을 훔쳐 보는 듯 찍기도 한다.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고민을 한방에 날려버린 쾌거이다.


형태와 형체. 모양을 하고 있는 평면적인 것을 형태라면 그림자가 길게 늘어선 모양으로 입체적인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을 나는 형체라고 부른다. <본다는 것보다 바라본다>란 말을 쓴다. <보기>는 외형만을 조명하기도 하고, 골퍼들이 '보기'는 싫어하기 때문이다. 깊게 사물을 들여다보는 <바라보기>를 쓴다. 사유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항저우의 첨산 드레곤 코스를 하늘에서 찍었다. 벙커와 그린이 조화롭다. 넓게 펼쳐진 페어웨이가 시원스레 한폭의 그림같다. 골프장 디자이너의 의도가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과 다르지 않다. 하늘의 시선을 감안한 포석이란 생각을 들었다. 하늘에서 찍었지만 그림자 주인의 몸매가 선명하게 나타나 있었다. 재미난 광경이다. <다른 시선>은 사람을 매료시킨다. 내가 <different>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 항저우 첨산 드레곤 코스를 바라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