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과 경험은 다르다. 체험은 몸이 느끼는 것이다. 현장에서 그것과 직접 만나는 것이다. 45명의 사진가들과 함께 순창고추장투어는 체험의 연속이었다. 순창군청 주태진 담당관은 <우리 것>을 몸으로 느끼게 하겠다고 했다. 몸이 느낀다는 건 온전히 그것과 마주하는 것이자, 몸이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임절미를 위한 떡치기, 가마솥에 밥하고 순창 고추장에 비벼먹기, 된장 고추장 담그기 등 다양한 체험이었다. 더 중요한 체험은 장맛 가득한 밥상을 체험하는 것이었다. 가성비 높은 식당들이 즐비한 순창, 그 곳을 여행하는 것은 단지 <그 시간과 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의 기다림을 바라보는 것이다.
동영상의 뒤테는 나다. 떡치기는 보기는 했지만 했던 기억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치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웃어본다. 여러명이 번갈아가며 떡치기를 한 후 많은 사람들이 임절미를 맛봤다. 중간 중간에 밥알이 씹히긴 했지만 그것이 또한 진정한 맛이라.
가마솥에서 밥을 퍼 계획대로 순창고추장으로 비빈다. 맛보다 멋이라, 이런 행위에 심취된 사람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비친다. 임절미를 자르는 비닐 장갑을 낀 손들이 고사리손처럼 사랑스럽다. 순창고추장 투어는 순창의 장맛이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란 걸 가르쳐줬다. 최선을 다하는 정성과 자연 환경이 어우러져 비로소 가능한 일이었다. 인간은 자연이란 테두리 안에서 겸손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걸 배웠다. 순창군에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순창고추장투어, 임절미 만들기와 가마솥에 밥해먹기 체험.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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