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하는 거니? 참말로..." 이런 말은 상대를 무시하는 멘트다. 무시 당한 거 맞다. 장황하게 말을 하는데 두서도 없고 골자도 없다. 내 말이 그럴때가 많다. 할 말이 많아서다. 과연 말을 많이 해야 전부를 말할 수 있을까? <전부를 말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상대가 알아 듣지 못한다는데 있다. 상대도 상대의 프레임으로 그걸 바라보고 들으려 한다. 상대에게 맞는 제안이 필요하다.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냐고?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바보멸치는 바다보물이란 멸치회사명이다. 대표는 원종찬이다.
멸치 박스 옆에 써진 <바보멸치에서 엄마냄새가 났다.>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작품은 하나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사진 찍기도 그렇고, 글도 그렇고, 특히 디자인에서는 더욱 그렇다. 카피가 좋다. 내 생각이다. 나를 추켜세우는 게 아니다. 글자 자체는 더 예술이다. 아이가 땅바닥에 쓴 글처럼 동심어린 글자가 그걸 더욱 강렬하게 감정을 자극한다. 정면이 아니라 기운 대각선 구도와 그래서 남은 부분에 글씨를 앉힌 포석이 예술이다.
반토막난 피자, 거기에 <색의 유혹>이라 쓴다. 칼라풀한 이미지가 시선을 끌며, 먹는 것을 색으로 유혹한다고 말한다. 미감을 시각으로 변환된 사례이다. 다 보여주지 않아도 좋다. 인간의 눈은 부분의 합으로 전체를 만든다. 반을 잘라내거나 귀퉁이를 오려낸다는 것만으로도 낯설어 진다. 감정은 익숙한 것과 친하다. 잘린 상황은 낯선 것이며 그걸 대신 할 무엇을 찾는다. 도마뱀의 꼬리처럼 잘린 부분을 원복하려는 습성 말이다. 끊임없이 부족한 부분을 다른 것으로 메우려 한다. 항상성이다.
난 음식사진이 좋다. 인물사진의 또 다른 모습이다. 각양각색. 모양, 색깔, 질감, 그리고 맛이 존재한다. 얼굴에도 맛은 존재한다. 사람의 향기라고도 한다. 사람의 표정과 몸짓 그리고 말과 그 말의 톤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음식도 그렇다. 소스나 재료하나 넣거나 뺐을 뿐인데 맛이 달라진다. 사람들은 귀신같이 알아챈다. 촉이라고 한다. 그것은 언어이기 때문이다. 예시된 두 작품은 캘리 김정기와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의 협작이다. 전체가 아닌 일부로 상징하고 빈 자리를 채우는 세련미, 이것이야 말로 보이지 않는 세상을 이야기로 채워가는 놀이이다. 스토리 텔링의 보고이다.
<선택과 집중>. 비우라, 그 자리를 채울 것이 생겨난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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