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장난은 아니다. 공간과 장소에 대한 개똥철학? 난 언제부턴가 <장소>에 집착하고 있었다. <장소>가 말을 걸어온다, 끌림이 있다, 그 곳에게 미안하다고 중얼거리곤 했다. 공간(빈)이 아닌 장소이기에 그렇다. 장소엔 축척된 시간 속의 흔적이 공존한다. 특히 오래된 곳이면 그 느낌을 찾기에 더 좋다. <새것의 사랑땜>처럼 쌤삥 장소에서도 그 여운을 찾을 수 있다. 거기는 마망갸또이다. 신사동 가로수길 골목 안에 <이런 곳이?>란 감탄사가 나오는 곳이다.
"맛의 절제함이 있지요. 그레이톤 실내의 섬세함 만큼이나 맛의 중심이 있지요. 매우 훌륭합니다. 음식은 만든이의 성향이 담기고, 그 장소엔 그 사람들의 문화가 형성되는 법이지요. 마망갸또에는 그런 어울림이 있어요. 그 곳에 가면 음식이 보입니다." 마망갸또 페이지에 평가글로 올린 글이다. 아, 절제함!
먹는 곳을 찍는데 음식은 없다. 살짝 작업하는 모습과 쉐프의 열정 인증서가 고작이다. 맛은 음식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장소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평가글에서 절제함을 말했다. 난 먹어봤다. 카라멜 디저트! 한입 베어 물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이켰다. 오묘한 조합이라. 쫀쫀하게 다가오는 절제미! 마망갸또의 쌤삥 실내에서 <문화>를 논하고 싶어진다. 문화란 인위적인, 말하자면 손때가 묻은 흔적이다. 마망갸또에서 한 인간의 절제된 그레이톤을 바라봤고, 어떤 흔적보다도 인간의 땀내가 나는 곳으로 봤다. 과하게 치장하지 않아도 세련된 절제미가 보이는 곳이 바로 이런 곳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다. 장소라는 이미지 속에 맛을 담아낸다는 것이 수다스럽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진가되 되는 그날까지.
가로수길 <마망갸또>의 캬라멜 디저트를 맛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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