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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그를 찍는다는 건 그를 깊게 아는 것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오래 머문다? 익숙해짐과 동시에 권태롭다. 그럴땐 인간은 놀이를 한다. 창작도 놀이다. 사진찍기는 창작이기도 놀이이기도 하다. 여행 중 같은 호텔에 몇일을 머물면 힘들다. 나는 권태에 저항한다. 대상을 찍는다. 대상 중에 최고는 사람이다. 호텔 직원을 찍는다. 그들에게 전통이 보인다. 의상에는 문화가 담겨있다. 캄보디아 Phnomh Penh의 sokha hotel이다. 눈인사만 하던 그들이 사진을 찍으니 말을 걸어온다. 재미난 일이다.

사진자가 되길 잘했다. 이런 생각을 의도적으로도 한다. 내 일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사진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이 언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도구이다. 까무잡잡한 피부가 사진이 더 잘나온다. 특히 그을린 피부는 톤도 톤이지만 삶의 흔적이 보인다. 새옷보다는 헌옷이 주는 질감이 그렇듯 그의 삶 전부를 읽는 듯하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친절하다. 순수하다. 눈빛을 보면 안다. 눈빛 속에는 상대를 경계하는 눈빛이 없다. 먼저 다가온다. 그런 모습을 찍은 나는 그들과 하나가 된다. 이렇게 캄보디아의 여정은 무르익는다.

그를 찍는다는 건 그를 깊게 아는 것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