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흘렀다. 전시가 시작되었다는 사진을 보자 나도 모르게 그랬다. 작품을 미리 봤기 때문이다. 머리 결 한올 한올 그리며 전시 몇일전까지 밤을 지세웠을 거란 생각때문일 거다. 작가의 작품은 눈물의 품삯이다. 뭘 그리 항상 즐거울까. 붓을 내동댕이치고 싶은 충동 그 고단함을 극복한 결실이니 더욱 축하할 일이다. 고생했다.
요즘 대학생! 자신의 꿈이 뭔지 모른다고 그런다. 미술전공자 졸업작품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작품명은 <어른아이>이다. 작가가 바라본 세상이다. 어른을 말하지만 세상풍자 작품이다. 모델은 자신이다. 타인이 아닌 자신도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지적하고 있다. 작가의 생각에 내 이야기를 곁들여본다.
"어른아이-스스로가 어른이라고 할수 있는 날이 올까? 어른이 처음인 우리는 모든게 서툴다. 나는 <어른아이>를 겉은 성인이지만 속은 불안정해 현실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성인들로 해석한다. 그런 성인들을 보면서 마치 누군가 우리에서 키우는 작은 동물같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는 작은동물 보다도 약한 어른아이 일지도 모른다. 작은 동물들의 특징에 빗대며, 자신을 가둬놓은 우리(cage)를 표현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고싶다. 우리(cage) 안의 우리(we)." 라고 홍예지 작가는 말한다.
작가의 기록이다. 금붕어, 카멜레온, 거북이, 그리고 키우는 작은 동물을 보여준다. 소재는 다르나 하나다. 기록에 나타난 <어른아이>의 범위에 '우리'란 언어를 도용하여 자신을 포함시키고 있다. 작가가 어른이 되어도 이런 작품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자신이 그런 삶을 살면서도 객관적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볼지 지켜볼 일이다. 카멜레온의 화려한 변신을 비웃는다. 상황과 환경의 변화에 현란하게 변신하는 카멜레온을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아닐까 되묻는다. 기르는 작은 동물들의 몸짓까지도 유심히 바라보며 그려낸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 거북이의 꿈, 어른들의 생각 속에 잠긴 아쉬움을 말한다. 뿐만이랴, 어항 속의 물고기를 비유하며 드러낸 생각은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모두가 어른의 삶이 아닐까.
백승휴는 홍예지작가의 외삼촌이다. 홍작가의 미전시작을 공개한다. 새장이란 메시지는 익숙함과 낯섦에 대한 키워드이다. 새장에 갖힌 새가 밖의 세상을 동경하나 시간의 중첩은 익숙함을 부르고 그것은 낯선 세상을 동경하기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누구랄것도 없다. 그것이 인간이다. 극복하는 자세로, 겸손하게 자신을 바라보며 작가의 심성을 키워나가길 바란다. 부족하지만 홍작가는 대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극복하라. 또 극복하고 그것을 즐기길 바란다. 좋다.
*대학 졸업 작품전이라고 쉽게 보지 말라. 보지 않으면 후회할 거다. 빨리 가보라. 작가에게 조언도 해주고... 인사동 토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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