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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Book 포토리뷰

영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감상하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의학이 발달하고, 그로인한 인간의 수명도 연장되었다. 맘대로 죽기도 힘들어졌다. 그렇지만 인간이 기본적으로 살아가면서 경험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교육이란 국가적 시스템으로 국민에게 던져주는 혜택이기에 휩씁려가는 과정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간이 겪게되는 것은 유아기부터 시작하여 노인으로 마무리를 지우며 그 무엇으로도 속일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것들을 말한다. 청소년기의 방황으로는 사춘기가 있고,  중년기에 들어가면 심오하게 인생을 논하는 일명, 사추기를 맞이하게 된다. 다시 또 좌절과 다운된 노년도 맞이한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쪽으로 흘러간다. 이런 것들은 때로 혼자 겪는 것이 아닌 배우자와 함께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결혼 정년기가 되면 전극처럼 착 달라붙어 버리는 것과 같은 극적 만남을 갖는다. 때로는 은은하게, 때로는 급하고 숨가쁘게 다가온다. 그러나 권태기처럼 서로의 간섭에 의하여 함께 다른 또는 비슷한 경험을 한다. 타이타닉의 남자 주인공의 영화를 검색하다가 2008년도에 개봉작 '레볼루셔너리 로드'라는 영화를 만났다. 도심에서 약간떨어진 한적한 곳에 한 가족이 이사를 하고, 평범하게 남편을 직장을 다니고 아내는 내조를 하는 그런 풍광이 펼쳐진다. 그러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익숙함의 무료함이 엄습해온다. 우울증처럼 뭔가 다른 것에 대한 방황과 갈망으로 또 다른 세계를 꿈꾼다. 물론 프랑스라는 하나의 공간이며 남편이 경험했던 곳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가족이 함께 엮어가는 이야기지만 아이들은 남편의 생일파티 정도에서만 얼굴이 비춰진다. 현실과 이상, 감성과 이성처럼 이분법적 사고의 갈등이 부부라는 양면된 개념에서도 이어진다. 항상 사탄의 저주처럼 그들에게 유혹이 찾아온다. 마치 내가 성당에 가려면 친구에게 술약속이 잡히는 거처럼. 남편의 진급과 아내의 임신, 각본이 짜여진 것처럼 찾아오며 또 다른 갈등이 시작된다. 남자가 바라보는 세계와 여자가 느끼는 세상은 다른가 보다. '금성에서 온 여자, 화성에서 온 남자'처럼 확연히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각자 꿈꾸는 로망은 다른가 보다.

이 영화는 격하며 때로는 무료할 정도로 잔잔한 일상을 그려내며 다분히 우리의 삶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두 주인공의 세련된 연기력을 통해 보여진다. 과한 흥분과 분노, 그리고 애뜻한 사랑이 화면을 압도한다. 그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고뇌스럽게 만들고 그것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또 고뇌를 주는가? 구세주의 각본처럼 우리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일까? 선택의 과정은 어김없이 이들에게도 찾아온다. 순간 순간 선택의 기로에서 잘 잘못을 따지는 우리의 어리석음처럼 아내의 죽음으로 살아남은 남자는 더욱 고민스러워진다. 그리고 자막이 올라오며 막을 내린다.

누구나 고뇌속에 뭍여 산다. 돈이 행복을 담보할 수 없다. 이유는 세상의 모든 것을 한정된 인간들에게 전부 주지는 않는다. 삶의 뚜렷한 목표가 없는 사람의 몸짓은 상대의 기분까지 망치곤한다. 처절하리만큼 적극적인 삶속에는  또 다른 희열의 과정을 맞보게 한다. "돈이 풍족하고, 걱정 하나 없으며, 육체적인 단순한 편안함, 삶의 목적없는 상태" 이런 걸 원한다면 당신은 더이상의 행복을 누릴 수 없음을 말하고 싶다. 

고뇌를 즐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