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승휴 칼럼/Book 포토리뷰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이 어떤 고민을 주는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처럼 아이패드를 켠다. 그 안에 일정을 바라본다. 그중에 나를 가장 설레게하는 것이 사람을 만나는 스케줄이다. 물론 개인시간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했지만 사람을 피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술병으로 고생했다가 몇일이 지나면 다시 생각나는 술생각처럼 나이 관계에 대한 욕구는 꿈틀거리곤 했다.

강상중은 자신의 글에서 막스베버나 나쓰메 소세키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자신의 개념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그도 역사 속 선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나보다. 논문처럼 인용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확신받기위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에게 인용은 막스베버와 나쓰메 소세키의 글을 절대적으로 지지한 결과라고 본다.  목차는 수순대로 나는 누구인가, 돈의 가치, 행복, 그리고 죽음의 개념까지로 다루었다. 명확한 정의를 논리적으로 피력한 부분과 독자에게 과제를 남겨준 명제들로 나뉜다. 행복을 관계에서 찾고, 누구의 기준으로도 내가 아닌 타자의 상황을 대신할 수 없는 것은 고려의 대상으로 남겨둘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천하의 김상중도 어쩔 수 없나보다. 재일교포가 한국이름을 고수했을 정도의 고집과 자존의 당당함을 가진 그. 요즘 다이어트관련 용품이나 방법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극명한 처방이 없을때 생겨나는 흐름들이다. 명확한 답이 없는, 성공률이 10% 안팎이어서 더욱 우리를 유혹하려 드는지도 모른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서점가를 누비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들은 항상 책장을 메우곤한다. 행복이란 개념도 모든이에게 들어맞는 그런 논리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의 고민하는 힘이란 그 고민이 주는 매력을 말하기보다는 그것에 대해 함께 고민하자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본다. 또한 고민하는 과정과 결과가 행복을 담보한다는 점도 이 책에는 없다.

'고민하는 힘'은 관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나를 찾는 것도, 돈의 개념이 결코 관계에 대한 중요도를 넘어서질 못한 다는 역설도, 안다는 것의 개념도, 고민하는 청춘의 아름다움도, 믿음에 대한 소망도, 일에 대한 개념도, 사랑에 대한 자기확신도, 죽음에 대한 철학도 관계를 빼어놓지 않고 있다. 두 선배의 말을 인용하다가 그가 문득 당황했을 법한 내용은 노년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그곳에서 시작된다. 많은 이야기들을 그들의 글에서 인용되며 공감을 자아냈지만 그 선배들이 겪지 못했던 노년에 대해서는 김상중작가 고유의 영역이 되고 말았다. 그는 의연하게 관계라는, 뻔뻔하게 자신처신하라는 말로 맺는다. 

"배우고 익히면 그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공자님의 말씀이지만 배움도 관계에서 오는 것이요, 실행 또한 혼자 할 수 없는 일이거늘 모든 것들이 관계에서 시작되고 끝남이다. 배우고 익힘의 그 과정에서 사고하는 내용이 생략되었지만 공자님도 그것은 고민하는 인간에게 당연한 일임을 익히알고 그런 것들이 즐겁다하였으리라. 그 사고하는 과정 또한 고민하는 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01

02


03

흐르는 물에 안락함에 빠져있다. 

처음에 시도는 흥미롭지 않다.


이과정을 거쳐 쾌감을 인식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흥미를 찾아가는 과정은 아이 뿐만 아니라 인간 누구나 겪는다. 아이의 순수한 모습은 이 과정을 온전히 보여줄 뿐이다. 고민하는 과정은 시도하는 것이다. 실행이 실존처럼 실재 존재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강한 공감을 갖는다.

"독후감이란 책을 정리하는 것이 아닌, 저자와 나만의 만남 속에서 야기될 수 있는 이야기를 정리하고 또 다른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최소한 나의 생각은 그렇다. '고민하는 힘'의 저자 강상중은 나에게 누구나 고민을 하고, 그 고민에 대해서 고민스러워 할 필요는 없으며, 그 또한 사람이 성장하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며 자신도 항상 고민에 빠져 살아왔으며 지금도 그런 고민 속에서 살고 있음을 자백한 것으로 본다. 

생뚱맞게 이 사진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당하게 이 사진의 의미를 해석하려 한다. 한여름 물속에 앉아 노는것에 급급할 수 있는 아이에게 사진 촬영의 이유로 점프를 했다면 그 결과는 어땠을까? 짜증을 냈을 것이 뻔하다. 그러나 최소한 이 아이는 처음에는 그랬다. 그런데 두 세번이 지난 후에는 아주 흥미로워 했다. 이유는 점프했을때 느끼는 또 다른 느낌에서 즐거움을 찾았기때문이다. 우주로 향하는 로켓이 대기권에서 힘겨워하는 것처럼 그 아픔을 딛고 우주로 나갔을때의 쾌감은 그 이상의 아픔을 모두 잊게 해준다. 아이에게 뛰어 오름은 다른 상상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책은 고민하는 과정은 아픔을 주지만 그 과정이 넘어서면 진정으로 삶을 음미하게 해준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나는 그의 말속에서 그것을 읽었다. 단 그것을 위해서 관계가 중요함을 막스베버와 나쓰메 소세키의 글로 비유하고 있었다."

어느 방송에서 김상중작가의 강의를 본 적이 있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과연 고민후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나는 스스로 물었다. 그의 얼굴때문에 또 고민이 생겼다. 인물을 찍는 직업인으로 나는 그의 얼굴은 아직도 고민중이며 그 끝나지 않는 고민은 누구를 위하며, 무엇을 위한 고민인지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고민하는 힘이 과연 인간에게 얼마나 도움을 줄 지 모르지만 그 힘이 작가에게 우울한 표정을 짓게 만들 힘이라면 이 책을 접고 싶다. 그에게 말하고 싶다. 푸시킨의 말처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이 책이 계몽적 요소에 있는가 아니면 자전적 글을 통한 자기위안인가? 관계를 중시하는 그의 논제 속에서 아무리 자위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라할지라도 나는 그에게 권한다. 상대에게 당신의 표정이 얼마나 감정적 전이와 자극을 주는지를 …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막스베버나 나쓰메 소세키의 책들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