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실제 상황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곤 한다. 그것은 영상미를 통한 제작진들의 노련미를 들 수도 있지만 이런 영화들은 참여하는 배우들에서 느낄 수 있다. 김영민(주만호분)이 그렇고 감초연기를 하는 조연들의 감칠만나는 연기에 의해서 전체적인 시선이 자연스럽게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한다.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아버지들이, 국민들이,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이 희생자로 살아왔다. 그 부속같은 위치에서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아왔다. 그것이 착각이어도 좋다. 그게 행복한 거다. 그 느낌을 찾아서 처절하게 강행군을 했던 많은 사람들 중에 분명 나도 끼어 있을 것이다 . 작은 차이에 의해 행복의 희비가 엇갈린다. 때론 무지가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냉정하게 이것이 착각이라고 질타하기도 한다.
가족안에서의 갈등은 "내가 너를 위해서 어떻게 살아왔는데"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나의 삶이 아닌 남을 위해 살았다는 그 원망. 그런데 그게 누구에게 던진 원망인가? 나 자신 아닐까?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것이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자신에게 위안을 주기위한 방편말이다. 이 영화는 1등을 만들어내기 위한 분위기 메이커로의 삶을 살아가는 주체자가 아닌 조력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결론은 주인공이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택하며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동생에게는 부모같은 형이었고, 마라톤에서는 1등을 위한 페이스메이커였을 뿐이었던 주인공, 그는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찾은 것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항상 나 자신을 빗댄다. 나, 백승휴는 과연 누구를 위한 삶인지, 진정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반문하곤 한다. 철학적인 고뇌와 민감한 심리의 소유자인 나! 직업으로써 포토테라피적 행위가 남을 위한 것일까? 인정받고 싶은 나, 행위의 과정에서 느끼는 희열에 목말라하는 나, 신뢰하는 눈빛을 상대에게서 받고 싶은 나로 살고 싶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행복을 갈구한다.
평생을 페이스메이커했던 마라토너 주만호에게 올림픽에서 잃어벌렸던 12.195km. 그럼 나에게도 12,195km는 존재할까? 있다면 어떻게 찾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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