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자주 본다. 언제, 누구와 보는가에 따라서 영화를 다르게 느끼곤 한다. 혼자 보기를 즐긴다. 이유는 주변 환경에 의해서 영화에 대한 몰입이 방해가 될 수 있기때문이다. 나에게 영화는 현장에서 감동을 받는가 하면, 한참이 지난후에 공감하며 즐거움을 느기는 경우가 있다. 그래비티, 이 영화가 그렇다.
인식.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그냥 혼자, 절대고독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현대인들은 풍요와 편리함속에 그럴 기회를 박탈당한채 살고 있다. 라디오 채널을 돌리다가 지구에서 들려오는 개짖는 소리에 반가워하는 장면, 영화를 접하는 나에게도 반가움이었다. 반갑다는 말로 표현조차 적당치않아 놀람정도는 되어야 할 감정이다. 뻔한 일상처럼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극한 고독감의 찾아낸 색다름 만남이다. 이런 일은 사진의 프레임 안에서도 접하곤 한다. 담벼락 밑에 떨어진 낙엽이 어느날 말을 걸어올 때 우리는 낯설음으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마남인듯 의아스러워한다. 소재에서 발견하는 낯섬, 그것은 마음안에서 발생되는 필터와도 같다.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다고 말하는 나는 가끔 하찮다고 생각했던 것이 매력적인 느낌에서 공감하게 된다. 소중하고, 하찮은 것의 기준은 내 마음안에서 판단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명재는 세상이 변화된 것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라고 보면 된다.
관계.
무중력상태, 우주정거장의 끈하나가 주인공을 살렸다. 멀리 날아가버릴, 그리고 자신의 의지론 돌아올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들이. 그 감사함은 잠시후 탈출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주인공을 붙잡으며 숨통을 조이는 원인이 되었다. 새옹지마가 어울릴까? 끝까지 좋은 것은 없다. 현재를 긍정하며 앞날을 준비하는 겸손함만이 즐거운 삶을 보장한다. 끈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를 본후 지인과 나눈 대화 속에서 얻어낸 가르침이었다. 끈은 단순한 끈이 아니었고, 관계였다. 관계란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이어지느냐에 따라서 약인지 독인지를 결정한다.
새로움에 대한 인식은 자기주도적인 문제이며, 관계는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타자와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서 완성된다. 인식과 관계, 사진에서 말하는 위안과 과시의 문제처럼 내면에서 풀어지는 이야기와 세상과 소통해야하는 문제로 귀결되어진다. 영화, 그래비티는 우주에서 지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매력적인 영화였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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