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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숨겨진 강남을 찍어라. 강의장에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설렘과 불편함이 공존한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선선한 계절, 천고마비가 도래해 사람들은 뭔가 작심을 하고 교실로 모여들었다. 동우회 멤버들을 데리고 온 사람들과 기존에 강의장에서 봤던 사람들을 비롯한 다양한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의 교실에는 항상 그렇지만 수준차이는 천차만별이었다. 그러나 나의 눈에는 다 같은 학생들일 뿐이다. 열정적인 눈빛을 가진.. 10주후에는 쌀쌀한 기온이 마음까지 차가워질 무렵, 서로의 친밀감으로 온몸을 덮여줄 것으로 믿는다.

본 강좌는 강남구청에서 구민을 위해 심여를 기울여 기획한 '숨겨진 강남 찾기' 프로젝트이다. 일상에서 스치고 지나쳤던 파편들을 한데 모으는 작업으로 나에게는 새로운 세상보기에 나 스스로에게도 흥미진진하다. 강남구청 미모의 담당자 문이슬씨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10개월간의 강남호는 부두를 떠났다.

어떤 생각들일까? 서로 소개를 하는 시간이다. 한 사람씩 앞으로 나와 인사를 한다. '나는 집에만 있어서', '나는 남들 앞에서 말을 안해봐서' 라고 내숭들을 떤다. 그러나 나오면 할말은 다하고 들어간다. 인간은 상대적이다. 집안에서 소리 고래고래 지르며 대장 노릇을 하던 살림 100단의 주부들이 어디서 쑥쓰럽다고 뻥을 친단 말인가? '여러분은  전부 아름답다'. 이유는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따로 없기때문이다. 그대가 외모 콤플렉스가 있다면 메스컴이 그렇게 기준을 잡았을 뿐, 그 기준이 진정한 아름다움의 기준은 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논리다. 그 콤플렉스는 테레비에 나오는 김태희와 비교했기때문이다. 그녀와 비교하면 살아남을 자가 그 누구던가? 이렇게 위안을 주며 시작한 강의는 두시간이 후딱지나갔다. 

강의시간에 주문한게 하나 있다. 영화를 보고 책을 많이 보며 사색하라고.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 아니던가? 영화나 책의 저자의 생각도 나의 생각을 넘어설 수는 없다고 봅니다. 예술의 습성처럼 작자가 의도한 것보다도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빅픽처'라는 제목은 나에게는 대단한 의미를 가진다. 책을 출판했고, 그 다음에 이 내용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의 내용이 '진짜 삶을 살아야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강의장의 시선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기때문이다.

강의장에 모인 사람들이 올 가을 그들이 꿈꾸는 일들이 이뤄지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