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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색채, 'blue'의 본능.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여자가 더 오래산다. 나는 믿는다. 우리집을 보면 안다. 할아버지는 벌써 돌아가신지 10여년이 되었다. 그런데 할머니는 99세, 가끔 손주들을 잘 못알하보기도 하지만 정정하시다. 물론 할머니가 장수한 것이 전적으로 색채와 관련이 있다고 우기고 싶지는 않다. 여자들의 경우를 들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여자가 하고 다니는 칼라풀한 의상과 화장이 색채힐링을 받고 있다는 논제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나는 어느날 'blue'라는 색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물론 나의 작품에 그런 특정색을 특히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때 그때 다르다. 그러나 메이크업은 다양한 색상을 이용하여 그 분위기를 표현한다. 그것은 언어로써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blue'는 원래 하늘이나 바닷색깔로 일상적인 색으로 인식되었으나, 다양한 장르에서 활용하면서 그 의미가 다각화되기에 이르렀다.

12c, 중세 그리스도에서 성모마리아의 성스러움을 표현하기위해 쓰기 시작했다. 루이 14세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의상에 'blue'를 사용하여 고급스러움과 동일시하고자 했다. 화가들에게 'blue'를 표현하기위한 방법으로는 물감의 원료인 울트라마린이라는 염료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1kg에 15만원정도로 값비싸게 통용되고 있다. 

이러한 고급스러움에 대한 상징어로 사용되었는가하면, 고흐가 그린 "밤의 카페 테라스"에서 보이는 밤하늘의 'blue'는 고독을 표현하고 있다. 반면 마티스는 "파랑누드"에서 열정을 표현했다. 열정하면 빨강을 빼놓을수가 없는데 마티스가 파랑으로 그것을 표현한데는 이유가 있다. 큰 윤곽을 보이는 동작에서도 나타나지만 그는 파랑을 열정으로 봤다는 보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시절의 색에 대한 연구에 의해 파랑이 빨강보다 색온다가 높다는 그 '높다'라는 말에서 열정과 동일시했다는 이야기다.

신윤복은 "월야밀애"라는 그림에서 밀애를 나누는 모습을 훔쳐보는 아낙의 심경을 차가운 'blue'를 사용했다. 배신, 질투가 차가운 달빛에서  몰래 지켜보는 이의 마음을 파랑을 사용하면서 감상자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그런 음울한 기억의 뒤로는 김환기화백의 "하늘을 나는 새"에서 희망과 같은 긍정성이 보여지기도 한다. 

피카소는 열정적인 작가임에 틀림없다. 그는 자신의 심경의 변화에 따라서 색을 다르게 시기별로 활용한 예가 보인다. 물론 이 그림을 그리던 시기에는 친구의 죽음과 같은 상실의 시기에 있었던 것을 말하고 있다. 영화 그랑블루는 주인공 자크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간 바다에게 새로움을 경험하면서 재생이라는 희망과 같은 이야기로 영화를 완성시켰다. 

오래 전의 기억이지만 모델과 학생들을 사이판의 바닷가에서 촬영했던 이 작품은 제목 자체가  'blue'였다. 생동감으로 경쾌함과 설렘을 표현한 작품이었다.

 'blue'는 작가의 표현의도에 따라서 다양하게 다가온다. 물론 표현의도자체가 작가의 심경의 표현이다보니 색깔에 의해서 그의 심리를 분석할 수 있는 기준이기도 하다. 때로는 고급스러움, 때로는 희망, 차가움과 질투, 고독과 열정이라는 이분된 시각으로 대립되기도 한다. 무지개는 7가지의 색깔을 가져야 하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지만, 작가는 한가지의 색깔을 부각시킴으로 그의 의도를 타인에게 공표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또한 동의어 반복처럼 강조의 의미로도 항상 색은 포함된다. 소설 속에서도, 시인의 음성에서도 심지어는 음악소리에서도 색채는 포함되어 그 가치를 보여준다. 색채 또한 표현언어의 대열에서 그 위치를 당당히 지키고 있다. 또한 카메라의 프레임 속에다 넘으면서 작가의 생각에 날개를 달 것이란 확신을 해본다.


색채, 'blue'의 본능.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