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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독창성을 갈구하는 한 사진가의 고백.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이 그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은 촬영자가 거기를 지향하고 있음이다. 사진은 아우라다.  그 안에 그의 존엄이 담기기 때문이다. 경쟁은 타인으로부터 나은 나를 원한다. 그 성공여하에 따라서 사진찍기의 지속여부를 결정한다. 북포럼에서 강의하러 갔다가 사진을 사랑하는 한 분을 만났다. 그는 오랜 시간 사진을 찍어 내공을 가지고 있었다. 다양한 시도를 했고, 그것을 배우기위해 시간과 열정투자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성취감도 느끼며 흥겨운 삶이었으리라 본다. 그런데 왜, 그는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지며 혼돈을 겪고 있는가? 그것은 맥락이다. 스타일이다. 자신감이다. 이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지는 샤우팅이다. 

중후한 남성미가 흐르고, 끈질김과 추진력도 왠만하고, 지적 내공도 남들과 겨루기에 탄탄하다. 바로 이주식작가이다. 

이 사진에서 나는 바로 알아보았다. 자존이 강하다. 그 자존을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이 보인다. "different"을 시도하고 있다. 남들이 모여있는 곳에는 지나친다. 그런 자존은 자칫 삶을 고독하게 할 수 있다. 아니 그것을 즐길지도 모른다. 모른다가 아니라 그렇다. 달을 찍어 넣고, 'super moon'이라고 했다. 그것은 달의 가진 대단함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에 대한 성취감을 빗댄 것이다. 자신이 살아온 길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나뭇잎에 염색을 하며 자신의 기술적 노하우를 공개하고 있다. 단순한 잎사귀가 아니라 광학적 미각을 통하여 또 다른 표현으로 과시하고 있다. 마지막 사진의 몽환적 이미지는 신비를 표현하고 있다. 감추고자 했다. 남들이 들여다 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까칠함이 보인다. 그는 일단 고단한 작가의 길을 걸어왔고, 그렇게 갈 것이다. 말 안듣는다. 그런 고집!

빛이 넘실거린다. 보이는 빛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으로 바라본 빛을 보여 주고자 했다. 망원렌즈를 통하여 갈매기의 희망을 찍었다. 우측에 존재하는 빛을 향해 우회하는 갈매기의 꿈을 말했다. 자신의 꿈이다. 곧바로 다가가지 않는, 내면을 보여주지 않는 그의 속내가 비춰진다. 길가다 만난 미인도 바로 바라보지 않는다. 살짝 그 모습을 훔쳐 넣는다. 그리고 마음으로 그리워하며 되새김질을 한다. 강한듯 여린 한 남자의 마음도 살짝 보이는 대목이다. 태양을 붉게도 갈색으로도 만들어내는 그는 전지자의 본능을 가지고 있다. 별걸 다한다. 이런 꿈을 상상하는 것은 익숙해졌다.  꿈을 가진 소년처럼 열정적으로 삶을 살았고, 그런 틈새에서 그는 항상 한눈을 팔기도 한다. 바쁜 일상에서도 그는 이런 잡다한 생각들로 멍때리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다. 삼성과 대한민국, 그 둘은 그가 뭔가 관련된 사항일 수도 있다. 그의 자존을 걸어 놓은 기업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또는 동등함으로 자신의 생각을 담았다.

처음 만나는 사람은 그의 강인함에 한발을 뒤로 물러선다. 그러나 결코 강하지 않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강한 척한다. 그렇게 살아왔다. 자신의 약함을 위장하기 위한 속임수가 이 사진에서도 나타난다. 자연스럽고 잔잔함 속에서도 자신의 의중을 표현할 수 있음에도 뭔가 강한 표현을 원한다. 그것은 속임수이다. 자신의 가녀림을 숨기기위한 트릭이다. 우수꽝 스럽거나 강한 인상을 찍어내고 있다. 그것은 자신의 약함을 숨김과 동시에 타인에게 자신을 알리고자 한다. 고함소리로 지나가는 사람을 부르고 있다. 

그는 소년이다. 열정은 있으나 나약한, 그러나 당당한 그런 소년이다. 그는 직장에 다니지 않았더라면 무대에 섰을 것이다. 남들에게 샤우팅을 일삼으며 나의 소리를 들어달라고 애원하는 언더가수의 몸짓같다. 모든 사진에는 copyright가 붙어 있다. 화가의 그것처럼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담겨있다. 그것은 자신감, 아니 고집일거다. 이런 다양성이 그를 찾아내기가 힘들게 만들었다. 하나 하나가 붙어져 큰 덩어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주식의 색깔은 다양한 화려함에 묻혀져 그 의미가 퇴색되어지고 있다. 그에게 악기의 선들처럼 서로 다른 것이 모여 매력적인 음율을 만들어 내기를 바라나 쉽지 않은 분위기다. 만일 북과 징과 꽹과리가 모여 흥겨움을 만들어내는 공통의 키워드를 찾아야 한다. 그것은 그만이 할 수 있다. 짧지 않은 삶의 철학 속에서 그 의문을 풀어가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 함께 하여도 고독한 삶의 절대성은 그가 앞으로 또 밟아야 하는 궤적이다. 어쩔 수 없다. 그것이 그가 즐기는 일인것을... 


"독창성을 갈구하는 한 사진가의 고백"의 고백은 고독한 독백이다. 결코 그는 외롭지 않다. 사진을 찍으며 노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