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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성북구 평생학습관, 포토테라피 강좌의 경복궁 출사.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은 사기꾼이다. 2차원으로 3차원스럽게 보이도록 속인다. 렌즈의 화각이 그렇고, 심도도 한 몫을 한다. 물론 이런 거 말고도 그런 착각을 할 수 있도록 여러 트릭들이 즐비하다. 프레임은 선택이지만, 그 선택 또한 촬영자에 의해서 다양한 결과를 보여준다. 혼자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것은 나와 만나는 것이지만, 여럿이 사진촬영을 나가면 나와 세상을 동시에 만나는 것이다.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것이며, 나와 타자가 다름을 인식하는 기회가 제공된다. 심리적으로든, 논리적으로든 사진을 보자마자 머리 속에는 강한 회전력을 자랑하는 브레인 스토밍 엔진이 가동된다. 

경복궁의 이벤트, 외국인들이 가이드의 손에 이끌려 많이도 돌아다니고 있었다. 누구나 외국에 나가면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의 것이 경쟁력이다.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찾아서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단청과 건축양식이 멋지다. 어떤 이는 단청만을 찍고, 어떤 이는 이 사진처럼 건물 속에 건물을 넣어 재미난 구성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의도에 의해서 완성되는 것이기에 다분이 그를 말해 준다.

커플임에 틀림없다. 세트로 움직이다. 지팡이, 가방, 모자, 옷색깔 그리고 신발에 디자인과 색깔까지도 틀림없는 커플이다. 그러나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다. 남자와 여자가 손을 잡고 가는 것도 아니요, 남자가 여자를 데리고 가는 것도 아니다. 그냥 화난 사람처럼 여자가 재빠르게 앞서가고 있다. 나이의 문제인가, 그들만의 삶의 방식인가, 아무튼 늙어질 수록 서로가 부등켜 앉고 살아야 한다. 아니무스와 아니마, 이런 말까지 나오면 너무 머리아파지니 단어만 언급하고 여기서 그만!

흐드러지게 핀 꽃과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에게 2014년 4월을 기억하게 할 것으로 믿는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입에 발린 말처럼 들리지만 인물사진을 찍는 나에게는 매우 공감되는 말이다. 자연 속에 꽃이 군대 군대 피어나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조화롭게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은 흐드러진 꽃보다 아름답다. 아무도 없는 계단과 빼곡히 덮여져 있는 사람들의 꽃송이를 비교해 보라.

동심을 자극하는 모형을 보고 있노라니, 유치원 아이들이 거기에 올라앉아 기념촬영을 찍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그것을 다시 찍고 있다. 노는 아이를 찍는 자와 또 그 모든 것을 찍는 자, 이것은 마치 먹이사슬이 연상되었다.

어린아이처럼 벽에 기대고 서서 여럿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과 동료 한명을 소품과 색감배치가 맞아 떨어진다며 모델로 세우고 촬영을 하고 있다. 이제는 모델에게 주문도 걸고 꽤 능수능란한 촬영을 하고 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를 프레임 하지만, 인물사진은 주문에 의하여 결과가 달라지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사진과 글, 사진만 볼때는 의문과 상상을 하지만 글이 붙으면 그 내용을 더욱 간략하게 이해할 수 있다. 성북구  평생교육원의 수강생들 다수가 참여한 이번 촬영은 모처럼 고궁에서의 봄을 만끽할 수 있었던 하루로 기억될 것이다.


성북구 평생학습관, 포토테라피 강좌의 경복궁 출사.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