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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스모선수들의 단골집, 하비키노시의 환영회장.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봄비가 내렸다. 오사카의 첫날 밤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일행들은 버스를 타고 차창밖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저녁은 스모선수들이 먹는 음식점으로 인도되었다. 일본어 팻말이 이국적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었다. '이국적'이라는 단어는 '낯선'이란 말과 상통한다. 내가 좋아하는 그런 낯선 분위기...

 

저녁나절, 블루톤의 하늘과 식당앞에 비춰진 불빛, 그리고 비가 온 흔적을 보여주는 바닥에 비춰진 물기의 질감이 그날의 기억을 되살려준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거리 아니던가? 스모선수들의 기운 보충용으로 먹는 음식을 우리가 먹는 체험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식순에 의하여 하비키노시 시그너스 합창단 지휘자의 가슴 설레는 듯한 인사말이 이어졌다. 만남이 주는 기대가  이런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함께 무대에 서서 나눌 이야기들에 대한 설렘이 아닐까 싶다. 사진가에게 전시장에 걸릴 작품들의 모습을 떠올리듯, 합창단원들은 무대를 간절히 원한다. 관객도 함께하는...

스모는 일본의 문화다. 그 선수들의 큰 등치를 가까이에서 접한다는 것은 또 다른 관광이었다. 일행들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 했다. 나도 모르게 그들의 옆에서 배를 열었는데, 의도하지 않게 위에서 떨어진  형광등 조명이 나의 복극을 강렬하게 만들었다. 나의 나온 배와 그들의 배를 비교하기 위해 시도했던 객기가 그 의도와는 다르게 나름의 복근을 보여주기에 이르렀다. 이쯤되면 나도 얼큰한 상태.

3명의 여인들이 얼마나 다른 표정을 보여주는지 신기하기도 하다. 행복에 겨운 얼굴임에 틀림없다. 좌로부터 이야기의 물꼬를 트자면 이렇다. 손짓을 하며 시선을 끌고 있는 표정, 웃음보를 터트리기 직전의 순간, 그리고 화들짝 웃고 있는 표정으로 나뉜다. 얼굴의 표정도 바디랭귀지, 그들의 말하고자하는 느낌을 다르게 보여주고 있다.

상황을 고착화하는 방식이 다양하다. 물론 고착이라는 단어가 카메라에만 국한한 것은 아니다. 사람의 눈으로 본 상황들도 기억 속으로 고착화 작업을 다. 아무튼 각기다른 도구를 활용하여 시선을 끄는 장면을 잡아내고 있다. 시대의 트랜드를 반영하고 있다.

어느새, 왁자지껄하던 식당을 나왔다. 들어갈때 내렸던 봄비가 그쳤다. 바닥이 보송거릴 정도였다. 술렁이며 들어갔던 분위기가 아니라 약간은 차분한 분위기가 사진속에서도 보여진다. 사진은 역시 그 사람의 감정상태를 보여주는 것이 틀림없는 듯하다.

사람들은  친함을 표하기위해 뭔가를 같이 한다. 그중에서 먹으면서 더욱 가까워지는 것이 최고다. 먹는다는 것의 즐거움, 그 즐거움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욱 긍정으로 만든다. 어떤 감정상태냐가 함께 하는 사람들의 감정적 전이에 의해 그런 상태로 휩싸이기 때문이다. 좋은 관계를 만들려면 긍정의 분위기를 먼저 만드는 것이 필요하리라 본다. 항상 세상은 비슷한 것들끼리 논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스모선수들의 단골집, 하비키노시의 환영회장.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