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누구나 한다. 그러나 그것을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아무나 못한다. 나는 일본 오사카 방문이 세번째다. 물론 이 글은 오사카의 묶고 있는 호텔방에서 동료들이 한잔술을 마시러 나간 사이 숨어서 블로깅을 하고 있다. 1500년전의 존재, 곤지대왕에 대한 프로젝트의 참여자로 참석했다. 참여자란 뜻은 주체는 아니지만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다는 뜻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주변인같은 존재.
한일 교류다. 일본의 오사카근처에 아스카베신사에서 곤지왕이라는 분을 1500년간 주민들이 모셨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고부터 시작된 일이다. 주민들이 우리 일행들을 열렬히 환영하고 있었다. 백제역이라는 역에서 걸어가면 나오는 동네이다. 포도밭이 많고, 배추가 재배되어 김장을 담기시작한 이 동네는 참말로 정감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아스카베신사 앞에 사람들이 모였다. 나까무라상이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나까무라상은 신사를 지키는 사람이다. 항상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모일때면 비가오고, 신사를 옮길때도 엄청난, 마른하늘에 번개가 쳤다는 이야기도 전하고 있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리고 그림과 사진을 설명하기에 적당한 사진이다. 신사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표현 방법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시선의 다양함. 진지함, 미소짓는, 골똘한 더 많은 사람이 모이면 더 많은 다양성이 만들어질 것으로 사료된다.
맨 좌측에 고개을 쭉 빼고 바라보는 시선(정재수작가)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이되어 무지 진지들 하다. 곤지대왕의 저자 정재수작가는 지금 무슨 생각에 잠겨있을까? 그런데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는 처마밑에 떨어지는 빗물은 곤지대왕의 눈물같다고 했다.
작은 신사 앞에 지나가는 사람도 적은데, 전시 포스터가 걸려있다. 정성이 담겨있다. 그것을 보는 나에게 숙연함을 전했다.
역사를 유추하는 것은 어렵다. 어려운 만큼 매력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려운 일들을 자처하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런 형질의 소유한 자로써 항상 쉬운 일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역사 속에, 기록도 부실한 존재를 언급하며 형상을 만들어가는 일은 지독한 자기고독을 맛보며 쓴잔을 즐기는 자만이 가능한 일이란 생각을 해본다.
종교처럼, 역사적 사명처럼 이 어려운 일들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일조한다는 심정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며 시작한 일이었다. 양형은 박사는 신사 주민들에게 김치를 담그는 법을 가르쳤고, 정작가와 함께 '존재, 곤지왕을 말하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재미난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팀웍을 가지고 있다. 머지않은 시기에 더욱더 즐거운 일들이 벌어질거란 기대를 해본다. 지금까지의 속도전을 보면 익히 예상할 수 있다. 화이팅이다.
곤지대왕을 찾아 오사카 아스카베신사를 찾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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