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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사람을 말하다

바디빌더계의 미켈라젤로, 유코치.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다이어트! 언제부터인지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입버릇처럼 음식을 앞에서 주문이라도 외우듯 하는 소리다. '나, 다이어트해야돼!' 이렇게 중얼거리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는지 종알거린다. 다이어트의 다른 말은 몸 만들기이다. 그런데 몸은 그냥 만드는 게 아니라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난 고집스럽게 혼자 런닝머신, 자전거, 누운채  다리들기, 바벨 들올리기 등 나만의 방식으로 땀을 낸다. 복근이 조금 나오는데 모양이 영 아니다. 몸무게도 그대로고, 땀흘리고 샤워한 다음 그날 그날 기분 좋은 거면 땡이다. 이러면 안된다는 예시를 말한 것이다.

보디빌더의 몸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그 능력이 저평가되어 있는 숨어있는 조각가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미켈란젤로의 마인드를 닮았다. 조각이란 깍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는 것을 꺼내준다는 것이란 말을 했던 미켈란젤로의 말을 듣고 소름이 끼쳤단다. 물론 그 의미는 코치하면서 느꼈던 말을 조각가의 말을 통해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이름은 유동인 코치, 일명 유코치라고 한다. bodystory.net으로 가면 그를 만날 수 있다. 그는 대단한 학구파이다. 항상 기록한다. 그를 만나 삶이 변화된 사람들의 기록도 함께 있다.

기본 포즈다. 사진으로 말하면 조명의 패턴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보면서 몸이 잘 만들어졌는가를 확인하는 절차인 듯하다. 그러나 나는 이런 사진은 그냥 찍는다. 포즈를 취하는 사람은 힘들어 인상쓰고 난리다. 이유는 증명사진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나는 이 모델을 다시 작도한다. 나의 시선으로...

보디빌더는 그를 그대로 닮았다. 반항적 눈빛, 그 안에는 벗겨진 윗도리에서 보여지는 날렵함도 함께 닮았다. 얼굴은 몸을 닮는다. 주인공은 보디빌더, 김창현이다. 김창현의 몸매는 그의 눈빛을 닮았다. 날렵함과 반항아적인 기질. 유코치는 몸매만들기를 통해 그가 가진 콤플렉스를 없애줬다. 나는 몇년전 부터 유코치와 협업을 한다. 유코치는 깍고, 나는 찍고.둘이 알아서 깍고 찍고 난리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니 얼마나 자신과의 사투를 벌였을까? 그러나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그는 이제 당당하게 코치로 몸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물론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듯, 보디빌더는 몸으로 보여준다. 숨길 수 없다. 컨닝도 안된다. 정말 정직한 답안이어야 한다.

코치는 진실해야 한다. 자신의 몸이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한눈도 팔 수 없다. 헛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코칭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본보기를 보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자기수양이다. 몇년전 찍었던 유코치의 사진이다. 코치가 만들어내는 몸은 그의 스타일이다. 사진가의 작품이 그렇듯, 그가 만들어내는 몸은 그를 닮아 있다. 예리하게... 우람한 코치가 만들어내는 몸은 우람하다. 그럴 수 밖에 없다. 그가 해왔던 방식을 그대로 적용시키기에 그렇다. 어쩔 수 없다. 우람한 모델보다 조각처럼 예리하게 깍아내는 작업이 더 힘들다. 사진도 섬세하게 하나 하나 선보이는 것은 전체적인 규모만으로 완성되는 것보다 힘들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래서 내가 유코치를 대단하게 보는 이유이다. 그는 대단한 조각가이다. 섬세한... 그리고 계획적이다.

유코치의 말이다. '바디빌더는 근육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몸 만들어내는 것이다.'


바디빌더계의 미켈라젤로, 유코치.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