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생각이다. 생각이 쌓여 창작되고, 그 창작의 결실이 또 다시 생각을 하게 한다. 창작자와 관람자, 그 사이에는 '생각'이 자리를 잡고 있다. 상상이나 회상은 의미는 다르지만 둘 다 생각이 필요하다. 대림미술관, 트로이카전의 'The Weather Yesterday'는 관습화된 우리의 삶을 환기시키고 있다. 비전, 예측처럼 내일만을 기대하는 우리에게 그런 강박을 지적하고 있다. 어제의 날씨에 관심을 갖으라는 말은 단순한 어제만이 아니라, 내일만을 예측하는 우리의 삶에 어제와 같은 다른 시점도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일방으로 질주하는 방식에 제동을 걸고 있다. 그 다른 시점에는 어제 뿐만 아니라 현재도 있다.
우연의 일치처럼 도슨트는 설명 중에 생각에 잠긴 듯하다. TROIKA가 말하는 생각! 테크롤로지의 발달은 우리에게 풍요로움을 안겨줬지만, 항상 다가오는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게 만들었다. 문명의 이기는 우리의 생명과도 같은 노동을 빼앗가 갔다. 스마트한 시스템이 모든 기억을 대신해주고 있다. 이젠 상상까지도. 완벽한 비주얼이 모든 것의 상상을 막고 있다. '디지털 치매'라는 책에는 생각을 제거하는 쪽으로 세상은 흘러가고 있으며, 그 생각의 부재는 텅빈 머리 속을 보여주며 결국은 젊은 나이에도 치매에 걸릴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노래방이 노래 가사를 외울 수 없게 했고, 네이게이션이 길을 찾기는 커녕 '시키는 대로'의 바보로 만들어 버렸다. 전화번호도 외울 수가 없는 익숙한 삶의 패턴.
과학은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100% 맞는 것도 아니다. 일기예보 말이다. DNA에 의하여 병까지도 예측하고 있다. 과거가 들어설 공간이 없다. 넘쳐나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인간은 허덕이고 있다. 풍요로워 졌다고 자위하지만 풍요의 의미를 따져봐야 할 느릇이다.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고, 노동의 부족으로 비만으로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의학의 발달도 건강을 지켜줄 순 없다. 이에 TROIKA는 그러지 말것을 조언하고 있다.
관람객의 시선은 과거로 향하고 있다. 어제의 날씨, 우리가 그것은 낯설다. 단순한 어제의 날씨가 아니라, 발전하는 문명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것이다. 과연, 인간에게 과거는 무엇인가? 사진치유를 통하여 사진적 영역을 확장하려는 입장에서 과거는 사진을 통한 회상이 있다. 즐거운 과거, 그것을 떠올리는데 사진의 영향이 크다. 미래의 꿈을 깨라는 것은 아니다. 과거 속에서도 우리는 충분히 긍정을 찾아낼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소통할 수 있다.
비눗방울처럼 새롭게 만들어 낼 수도 있고, 잡지 않으면 긍방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생각은 눈앞에 보이 듯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지만, 사유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트로이카가 의도하는 'The Weather Yesterday'는 예측과 어제의 문제만이 아니라 탁월한 생각을 권유하고 있는 것이다.
익숙한 매너리즘에서 탈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진은 낯선 세상과의 만남이다. 사진으로 다양한 사유가 가능하다. 나는 사진이라는 놀이를 통하여 트로이카가 권유한 삶으로 진입하는 지름길이 이 안에 있음을 알고 있다. 사진찍기는 그만이 가진 프레임이며, 휠터링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예측이상의 상상을 통한 흥겨운 놀이가 가능하다.
대림 미술관, 트로이카전의 'The Weather Yesterday' 에 대한 생각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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