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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가나아트 스페이스, '선회된 사이'. 박찬국, 연수.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2014년 4시, 분명 나는 거기에 있었다. 가나아트 화랑의 '선회된 사이'라는 2인전이었다. 작품의 의도와 느낌이 극명할 필요는 없다. 특히 이 전시장의 분위기와 작품에서는 그렇게 느껴졌다. 항상, '사이'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긴다. 사이를 연결 짓는 것이 관계다. 우리는 그것으로 살아간다. 관계가 사라지면 우울해진다.  사물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생성과 소멸을 거듭한다.  

작가의 얼굴은 세련과 순수의 사이에 있다. 작품과 작가는 많이 닮아 있었다. 도자기라 했다.  무엇을 담을 것인가? 유형과 무형의 전부를 담을 수 있다. 지푸라기처럼 묶여진 것들을 살짝 만져보라 했다. 흙으로 빚어진 도자기였다. 그것은 발상의 전환이며, 용도의 변화인 것이다.   

선회된 사이. 상대 작가는 목탄으로 타원을 그렸고, 그 원들의 사이에는 무수한 무엇이 존재한다. 둥근 도자기를 둥근 틀위에 배치했다. 이 시도가 두 작가를 닮게 했다. 둥근 원과 원의 사이가 있고, 원 안에도 사이는 있다. 

낳은 알을 소쿠리에 담듯, 쟁반 위에 둥근 도자기를 배치하고 있다. 창밖의 그림자가 엷다.

사이는 둘 내지는 그 이상의 객체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극명한 한계를 짓지 않고도 사이를 말하고 한다. 우리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도 고민하고, 그 차이에서 오는 오해와 착각 속에서도 힘겨워한다. 원형으로부터 시작한 생각을 표현했다는 작가의 말에서 나는 그들의 생각이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남겨 놓은채 사고의 다양성을 기대하며 문을 나섰다.


가나아트 스페이스, '선회된 사이'. 박찬국, 연수.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