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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대림미술관 린다매카트니 사진전을 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대림미술관에 들렀다. 여성 사진작가 린다매카트니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평일인데도 관람객들이 발디딜 틈없이 붐볐다. 이건 과한 표현이고, 발디딜 틈은 충분히 있었다. 내가 언제 부터 이렇게 과한 표현을 썼지? ㅋㅋ. 린다의 작품은 여느 사진가들처럼 극명하게 비춰지는 사진의 테크닉이 포인트도 아니었고, 아우라처럼 즉석에서 다가오는 임팩도 없었다. 가볍게 보면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의 아내라는 백그라운드로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남다른 무엇이 존재하고 있었다. 지속적 기록, 이보다 더 매력적인 것이 있을까?

남편의 일상이다. 아니 이 시리즈에서는 가족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했다. 세련된 화법으로의 표현이라기 보다도 지속적 기록이었다. 그러나 이보다 어려운 것도 없다. 토끼와 거북이, 까불다 망가진 토끼를 비웃기라도 하듯 묵묵히 걸었던 거북이의 스킬! 이런 승리는 대놓고 자랑할만 하다.

어떤 이는 작품의 설명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나도 때로는 그렇고, 그렇치 않을때도 있다. 나의 변덕은 팥죽 끓 듯 한다. 내 인생 내가 사는 건데, 누가 말리겠는가? 그러나 인간이 다 그렇다. 그때 그때 다른것보다 멋진 일이 어디 있을까? 항상 똑같으면 삶이 권태로워진다. 미술관 기행에서 설명을 듣는 것은 요약정리된 것이며, 그 안에 그들의 내공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도슨트의 설명을 들은 다음 나의 생각을 버무리면 금상첨화다. 아무튼 미술관 기행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 것을 강추한다.

찰나의 사진가 브레송처럼, 프레임을 트리밍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는 컨셉! 필름의 순서를 고스란히 담은 화면이 전시되어 있다. 사실, 브레송이 찰나를 말하지만 찰나를 찍지 않는 사진가가 어디 있으랴? 그 찰나는 카메라가 찍는 것이아니던가? 손가락으로 누르지만 그 데이터를 그대로 보존해주는 것은 카메라의 시스템이다.

광고 사진가들의 임팩, 철저히 기획된 작업을 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내는 기법도 좋다. 그러나 볼 수록 느낌이 와 닿는 사진이 요즘의 나에게는 더 좋다. 나는 '요즘의 나'라고 했다. 그때 그때 다른 인간의 단면을 표현하는 말이다. 변화하지 않는, 고인 물은 썩을 것이며, 정체되어 있는 생각은 사장되고 마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아무튼 뭇사람들이 비웃는 붐비는 관람객의 이유를 가볍게 보는 이들은 그녀의 유명한 남편에게로 돌릴 수 있지만 일상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그녀 스스로 유명인이 된 이후로도 꾸준히 대중과의 소통을 게을리 하지 않은 작가 린다매카트니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나도 머지 않아 뜨겠지만, 뜬 후에도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하하!


대림미술관 린다매카트니 사진전을 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