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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바닷 소리에서 봄을 듣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미술과 사진,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이어 사진과 동영상이 대립 대결을 시작했다. 흑백사진과 칼라사진, 상상과 현장감, 정과 동의 비교도 각각의 입맛에 맞춰 다양해지고 있다. 두 단어들은 서로의 경쟁할 뿐, 우리는 그것을 통해 즐겨야 한다.  그것들이 우리를 지배해서는 안된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환경은 우리가 지배하지 않으면 곧 지배당하게 된다. 디지털 카메라로 연신 사진을 찍다가 동영상으로 소리를 담아봤다. 낯선 상황이어서인지 왠지 새롭게 다가왔다. 앞으론 사진에 동영상을 함께 찍을 생각이다. 바위에 올려 놓고 찍었던 동영상이다. 현장에서는 불안했지만 보기엔 좋다. 조만간 작은 삼각대를 들고 다니는 나를 상상해 본다.

동해바다는 변함없이 우리를 맞았다. 파도가 있는 사진으로 상상하다가 소리가 들리니 다르다. 현장감이란, 뗄 수 없는 중독성이 농후하다. 파도는 똑같은 파도는 없었으며, 그때마다 다른 소리를 내고 있었다. 다름의 의미로 다가왔다. 찰싹, 찰싹! 파도가 바위를 스치며 포근하게 안아주기도, 바위를 넘어서며 거칠게 대하기도, 때로는 그냥 둘러서 남남인 듯 지나가기도 하며 말을 걸어왔다. 봄바람이 따스하게 감싸 주었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11시간의 기차안에서 스스로와 나눈 대화들이 여간 값진게 아니었다. 다시 이맘때쯤 다시 가서 이 위치에 카메라를 올려 놓고 동영상을 찍어 볼 생각이다. 


파도가 전하는 말은 '함께 가자' 였다. 언제나, ....


바닷 소리에서 봄을 듣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