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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지혜를 찾아 길을 떠나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길에서 지혜를 찾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문구이다. 사람들은 답답할 때 훌쩍 떠나곤 한다. 여행하면 카메라가 떠오른다. 사진으로 남겨 오랫동안 마음 속에 담아두려는 것이다. 인간의 기억력은 사진의 기록을 이길 수 없다. 여행지에서 샅샅이 훑어보는 사람보다 카메라로 설렁설렁 찍는 사람이 그곳을 더 많이 기억한다고 한다. 기억은 서서히 잊혀지지만 사진은 명확하게 자신의 관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진이라는 통로는 기억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사진의 객관적 시선은 더욱 명확하게 스스로를 바라보도록 한다. 여행지에서 사진찍기는 결국 나를 만나는 것이며, 내 안의 지혜를 끄집어내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 산수화와 수채화, 그리고 흑백과 칼라의 대비가 돋보인다. 사람들은 사진을 보자마자 멋지다고 한다. 이유는 운해가 깔린 뒷배경에 보이는 흑백톤의 풍경때문이다. 앞쪽에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아름다운 색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먼곳에 시선을 맞춘다. 우리의 일상을 비웃는 듯하다. 우리는 현재보다는 과거를 회상하거나 미래를 상상하곤 한다. 사진은 과거와 미래보다는 현재를 보라고 충고한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지만 마음은 항상 과거나 미래에 집착한다. 사진은 현재만을 찍을 수 있으며 행복이란 현재에 존재한다는 교훈을 되새기게 하는 사진이다.

사진가들은 일출을 기다리며 오랜 시간을 보낸다. 해가 떠오르자마자 감동의 셔터를 누른다. 기회는 몇 초뿐이다. 이런 감동을 길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여명을 보라. 태양이 떠오르기 몇십분전부터 붉은 색과 푸른 색이 환상적 혼합이 보여진다. 감동을 몇십배 늘리는 방법은 나만의 매직아워를 만드는 것이다. 여명의 풍광에 심취해 보라. 오랫동안 아름다움에 매료될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의 삶은 현재에 존재하고, 매직아워란 우리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다. 미래를 꿈꾸고, 행복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일은 멋진 일이다. 그러나 현재가 없다면 과거나 미래도 존재하지 않는다. 순간에 머무를 수 있는 즐거움들도 시각에 따라서는 순간이 아닌 영원한 것이 될 수 있음을 사진은 말해주고 있다. 지혜는 길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자, 떠나자! 카메라를 둘러메고.


지혜를 찾아 길을 떠나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