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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인터뷰 설악산, 전시를 관람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산에 오른다? 뭐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 맛을 못잊어서 오른다.  체험했던 그 맛을 의미하며, 은유적 미맛을 뜻한다. 사진을 찍기위해 오른 것일까, 오르다보니 찍기가 고팠던 것일까? 설악산을 수십번이나 올랐다는 작가의 허벅지를 만져보고 싶다. 통행불가한 곳은 몰래라도 가서 사진을 찍었다 했다.  고단함을 재미로 바꿔버린 그 작가.

<인터뷰, 설악산>이라는 작품답게 일행에게 인터뷰를 해보라고 시켰다. 그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고 했다. 대답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불통이로세.

작품의 크기 뿐만 아니라 대형 전시장이 주는 아우라가 일품이었다. 몇년간 오르내리며 담아낸 사진들은 자신의 컨셉에 의하여 구성되었다. 가로로 넓게 걸린 작품에는 하얀 하늘이 가까이 다가가면 한지의 질감으로 디테일을 살려내고 있었다. 정통사진에서 디테일은 어둠과 밝음의 중간에서 살아있어야 하는게 마땅하다. 그러나 모두를 살릴 수 없음에도 작가가 만들어낸 전용 한지가 그 허점을 보완하고 있었다.

안개 자욱한 산 속에 새 한마리가 날고 있다. 작품 내부를 찍었다. 작가가 이 순간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 작가가 찍고 있었기에 새가 날아 들었을 것이다.

작가는 계속 새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새가 이상을 의미하며, 작가가 꿈꾸는 세상으로 인도하는 존재였음이 틀림없다. 아니어도 좋다. 나는 그렇게 저 끄트머리에 앉아 있는 새를 그렇게 부르고 싶다. 

한지가 가지고 있는 하늘거리는 질감을 활용한 시도가 눈에 들어왔다. 결국 작품이란, 전시란 보여주는 것이다. 완성의 끝을 보여주는 것이다. 휠터처럼 덧씌워져 있는 그것까지를 보는 것이다. 그것으로 인하여 더욱 작가의 의도가 부각되면 관자는 의도한 그것으로 인식한다.

작가는 동양화를 전공했다. 전공자 우선인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영역의 파괴를 보여주고 있었다. 사진을 찍는 방법의 문제가 아니리 깊은 사유에 의하여 생성된 결과를 본다. 눈이오거나 비가오거나 일출이나 일몰같은 임팩을 주려고 하지도 않았다. 작가가 찍으면 동양화가 되었다. 담담하게 담아낸 있는 그대로의 풍경에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인터뷰 설악산, 전시를 관람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