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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소통을 의미하는 지휘자의 이미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막대기! 인간에게 막대기는 몸의 일부이다. 어린 아이의 막대기는 놀이의 도구이자, 친구이다. 아버지의 회초리는 자식을 키우는 방법이며, 노인에게 지팡이는 길을 인도한다. 더불어 지휘봉 하나로 모두를 아우르는 이가 있다. 막대기 하나면 된다. 지휘봉 하나 들고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을 리드하는 지휘자이다. 단순한 막대기로 전락할 수도 있지만 그 막대기는 지렛대처럼 더 멀리 더 명확하게 영향력을 미친다.

이미지의 상징처럼 지휘자의 손짓은 약속이다. 모든 것은 약속이다. 선약처럼 지킬 수 밖에 없는 인위적인 것이 있는가하면,  반복에 의해 인지된 신호가 있다. 그 옛날 일기예보도 없는 시절, 날씨를 예상할 수 있었다. 가르치지 않고 가르치는 것처럼 영향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러나 지휘자의 손짓은 항상 약속 하에서 그 약속의 지키기위한 몸부림을 부른다. 

인물사진컨텐츠전물가과정 18기 이재현 작.

동작은 연속이어서 순간을 찍어내면 어색하다. 새의 날개짓이나 댄서의 춤새도 마찬가지이다. 자연스럽게 잡힌 사진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철저하게 계획한 결과물일 뿐이다. 이 작품의 경우 포즈를 취하며 사진찍기를 기다렸다면 불가능한 장면이다. 어색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눈을 감고 예리하게 찌르며 시점을 바라보는 느낌이 와 닿는다. 간단한 몸짓에도 악기들이 소리를 내며 화음을 맞춘다. 우리는 내면에서 나오는 소리와 상대의 표정과 몸짓의 신호를 읽으며 살아간다. 지휘자만큼 한번의 몸짓이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직업도 없다. 소통이란 약속이든 아니든 서로 통하면 아름다운 거다. 


소통을 의미하는 지휘자의 이미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