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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장소를 만나다

힐링여행, 대마도를 가다 1.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대마도엘  갔다. 말로만 듣던 그곳에서 셔터 좀 눌렀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한시간 남짓이면 도착하는 아주 가까운 곳이었지만 익숙하지 않은 곳이었다. 제주도보다도 넑고, 길게 늘어진 지형이 낯섦을 경험하기에 좋았다. 서로를 배려하는 동료들과 하곳이라도 더 델꼬 가려는 가이드, 그리고 가깝지만 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마음이 분주했다. 사람이 안보여 한적하면서도 고독해보여 나를 찾는 힐링여행으로 추천 1순위였다.

이름 모를 동네를 찾아 다녔다. 친절한 가이드는 말해줬지만 내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차를 타고 다니다가 찍을 거리가 있으면 차를 세웠다. 워낙 호흡을 자주 맞췄던 멤버들이어서 기동성은 탁월했다. 크지만 먹기엔 좀 그런 노란 열매가 마을 어귀에 주인 잃은 듯 서 있었다. 사진도 찍고 몰래 몇개 따기도 했다. 어린 아이처럼 원초적인 감정에 끌려 계획하지 않고 움직였다. 겨울인데도 매화가 피어 있었다. 깜짝 놀라 몇컷을 찍었는데 촬영 당시의 느낌은 아니었지만 기억에 남는 사진 중 하나이다. 

대마도의 오타우라 해변이다. 일행이 바다를 향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순식간에 셔터를 눌렀다. 이유는 풍경 속에 사람의 움직임이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화룡정점처럼 사람이 들어간 풍경은 웬지 모를 정감과 완성도가 느껴진다. 코발트색의 바다물이 흰 천이라도 넣으면 파랗게 염색될 듯했다. 차가운 바람이 따스하게 나의 마음을 감쌌다.

삼국시대,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맞서기 위해 쌓았다는 백제성의 정상에서 바라본 바다이다. 물개들이 헤엄치는 듯한 모습처럼 보였다. 겨울바람이 거세 정상에서도 파도소리가 귓전에 울려퍼졌다. 여러대의 탱크가 성난모습으로 달려오는 듯 했다. 쭉쭉 뻗어 올라간 편백나무 숲 사이로 다른 세상처럼 보이는 전경이 다채롭게 보였다. 백제성이 시간 속에 무너져내린 성곽 위에 섰다. 그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기엔 너무 시간이 흘렀고, 흔적을 부여잡기에도 뭔가 엉성함이 생각을 접점을 맞추지 못했다. 오색찬란한 의상이 자연과 하나가 되는 순간 셔터가 눌렸다. 기념촬영 속에 미소들이 각각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을 만큼 멋지다.

맑은 날이면 부산이 보인다고 했다. 저녁을 먹고 약속이나 한 것처럼 야경을 보러 갔다. 짧은 여행이어서 고국이 그립지는 않았지만 누군가의 애환을 떠올리는데 어렵지 않았다. 장노출로 흐릿한 불빛을 키우는데 성공했다. 눈에 안보였던 밤하늘에 구름까지 우리를 반겼다. 고향을 그리워했을 그 시절의 아픔을 차가운 겨울밤 풍경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여행사진은 낯선 곳에서 자기 방식으로 사진을 찍어다가 자뻑하기 일쑤다. 가까운 거리지만 일본식 가옥들과 좌측통행하는 자동차만으로도 신기할 정도였다. 해안쪽에서는 마을이 보이지 않았다. 마을은 바닷물이 굽이 굽이 들어와 있는 아늑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었다. 호수가 같은 평온한 어촌이었다. 이번 여행의 감사의 표시로 <우리들 팬션>의 최대표 메일을 공개할까한다. 헌신적인 그의 가이드에 감사를... choice@busan.com 하나더하면 010-2588-9300. 대마도의 추억을 온전히 간직하고 싶다면.



힐링여행, 대마도를 가다 1.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