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공간과의 만남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감정과의 만남이다. 힐링여행이란 의도하는 것이 아닌 그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게 아닐까? 보고 듣고 함께 하며 기쁨을 배가시키는 것. ‘이제서야 왔다’라는 아쉬움을 갖게 되는 여행은 오래 기억되고 신선한 충격처럼 짜릿하게 해준다. 그 곳이 바로 대마도였다.
코발트색 바다가 펼쳐진 풍광, 남태평양의 휴양지를 방물케 했다. 사람들은 바다를 향해 셔터를 눌렀다. 뭉게 구름은 우리를 미소로 반겼다. 여름에도 한가하다는 이 해수욕장은 가족 휴양지로 딱이었다. 바라만 봐도 가슴이 뻥 뚫렸다. 역시, 화룡점정처럼 풍경에는 사람이 들어가야 더 아름다워진다.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는가?
백제성에 올랐다. 가는 길에 일행은 넓은 가슴으로 세상을 포용하는 듯한 포즈를 취했다. 자연과 인간의 만남, 어울림이란 제목을 붙였다. 호수처럼 보이는 바다, 대마도에선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잔잔한 바다라서인지 새소리와 바람소리만이 귓전에 멤돌았다.
삼나무 숲 트레킹 코스, 이곳에서 두번 놀랐다. 계곡을 끼고 4시간 거리라는 것에 한번 놀라고, 걸어가면서 한번도 사람을 못 만날 정도로 자연과 직면할 수 있음에 다시 한번 놀랐다. 한 움큼 물을 퍼서 마시면 마음까지 정화될 것 같았다. 한동안 계곡을 따라 걸었다. 찰칵 찰칵 찍히는 셔터 소리가 새들의 합창소리와 어우러졌다. 내면 깊숙이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차를 타고 가다보면 어촌들이 보였다. 30여 가구씩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아담한 가옥들이 정겹게 보였다. 가끔 동네 어귀에서 주민을 만나면 반가이 맞이해 주었다. 일행들에게 사진을 찍어줬다. 전봇대, 골목길, 낮은 지붕, 텃밭 등 모든 것들이 친근해 보였다.
대마도는 부산에서 50km 떨어진 가까운 곳이다. 제주도보다도 넓지만 인구가 2만5천명정도였다. 회와 고기가 숙성된 채로 식탁에 올랐다. 녹아드는 식감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줬다. 대마도는 조용히 나를 만나는 공간이자 시간이었다. 팬션주인이 3일간 친절하게 안내해 줬다. 부산 사나이였다. <우리들 팬션>이란 이름이 반가웠던 것은 가깝지만 외국에서 들어보는 ‘우리’라는 말의 친근감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싱그러운 여름과 단풍이 환상이라는 가을을 느끼러 다시 가봐야 겠다.
가까운 섬, 대마도 힐링여행.(연합뉴스 마이더스 연재)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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