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기, 사물에 생명을 불어 넣다.
나는 청담동 성당에 다닌다. 성당의 성물촬영을 찍게 되었다. 외형 뿐 아니라 성물이 존재하는 공간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었다. 그것은 의미 중심이 될 것이다. 스테인드 글라스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을 활용한다. 시간대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준다. 빛이 천지창조의 근간이자, 언어요, 사진찍기의 필요충분조건이다.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과하는 빛의 질감과 내부에 존재하는 빛의 조합을 표현할 것이다. 그곳을 바라보는 이와 공감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제목을 <영향력>이라 붙였다. 둘러싼 공간과의 어우러짐을 표현했다. 작품만 프레이밍한다면 원작에 충실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공간이란 그 자체만일 수 없다. 마음이 존재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 보는 과정에서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원작의 의미는 성서과 관련있겠지만, 공간이라는 환경을 포함도면서 더욱 현존하는 나와 동화된다. 우리의 현재이고, 그곳에서의 체험이기 때문이다. 이 사진의 <영향력>이란 제목이 주는 의미는 스테인드 글라스의 주변 환경과의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모두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창밖에서 빛이 들어온다. 강렬한 빛이 쏟아지는 날이면 밖의 음영이 보이지 않는다. 콘트라스트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아침나절 은은하게 스며드는 듯한 느낌을 촬영했다. 이유는 밖의 질감, 즉 자연의 모습을 추가시키려 했다. 세상의 모든 것의 근본은 자연이며, 창작은 그것의 미메시스에 이해 이뤄진다. 성물을 제작한 작가의 의도가 곧바로 해석될 수도 없을 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보는 이의 내면과 접촉하며 이뤄지는 것에 있다.
"하나님을 위해 거룩히 구별된 성전 기물들이나 희생제물들. 성전 마당(뜰)의 번제단, 성소 안의 분향단, 진설병상, 등대, 지성소의 법궤 등을 포함하여 하나님께 드려진 성별된 제물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성물은 인간의 편의에 의해 함부로 사용되거나 부주의하게 사용되어서는 안되었다(출 28:38; 레 12:4; 민 5:9; 신 12:26)." 라고 라이프 성경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청담동 성당, 성물을 촬영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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