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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성북구 북정마을의 저녁나절 나들이.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서울은 참 좋은 곳이다. 한강이 흐르고 도심 속에서 바로 산을 오를 수 있다. 그것 말고도 다양한 것들이 우리의 삶의 풍요롭게 한다. 그중에 하나가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골고루 섞인 곳으로 우선 성북구를 추천한다. 거닐다보면 기와집의 옛 스러움과 골목마다 즐비한 맛집들 또한 일품이다. 욕쟁이 할머니는 없지만, 그 맛은 살아 있다.

북정마을!  우연히 출사로 성곽길을 걷다가 만난 곳이다. 한성대역에서 마을버스 3번을 타고 북정마을 슈퍼 앞에서 내린다 어슬렁 거리며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시간은 과거에 와있다. 사람들도 정겨운 마을과 닮아 있다. 만나는 사람들은 얼굴에 친근함이 묻어 있다.  참 좋다. 이 글에는 시점이 현재형을 쓰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기에 따로 시간을 분리해서 표기할 필요가 없다. 과거가 현재이고, 현재가 과거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섞어찌게이다. 그 맛깔스러움이란?

해는 떨어지고 가로등이 불을 밝힌다. 사진을 찍는 이들은 이 시간을 즐긴다. 사진을 찍으며 빛으로 터치된 빛들이 색깔이며 질감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중간 중간에 켜진 가로등이 좋았다. 언덕에서 바라 본 도심과의 대비는 과거의 시재에서 현재를 바라본 것이다. 사람들을 내려놓고 어슬렁거리며 출발하는 급할 게 하나 없는 마을버스,  몇 계단만 올라가면 아래 동네가 훤히 보일 듯한 누구네 담벼락, 그리고 나를 미치게 만든 건 동네 아저씨들의 정겨운 말투다. 고향은 다르나 북정마을 고유의 말투가 있다. 북정마을은 이런 곳이다. 몇 가지 이유만으로도 금방 북정마을과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런 편안함 속에 몇십년전으로 빠져들기에 딱이다. 


성북구 북정마을의 저녁나절.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