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3일, 자바섬에서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 열렸다. 난 그곳에 있었다. 음악과 춤의 분위기에 취해 광란의 밤이었다. 나만 빼고. 난장판이란 어수선한 분위기가 술렁임으로 그리고 흥겨움으로 그 이름을 바꾸면서 참여한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막이 열리기 전까지 깔판을 깔고 앉아 있었고, 때로는 단조로운 표정들도 보였다. 풍악이 울리며 사람들은 서서히 돌변하기 시작했다. 누구랄 것도 없이 일어서서 하늘을 향해 손을 올리고 엉덩이를 흔들었다. 누구도 누구의 춤을 비교하거나 판단하지 않았다. 그냥 몸을 던졌다. 이렇게 자라섬의 밤은 깊어만 갔다.
무대를 바꾸면서 음악은 이어졌다. 대형스크린에 비춰진 뮤지션들의 모습을 보며 가라앉혔던 흥분을 고조시키는 분위기였다. 함께 한다는 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발산하는 것이며, 보이지 아낳았던 에너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처음으로 가족들과
무대 위의 아티스트와 자갈밭에 스탠딩한 사람들의 뜨거움 속에서 밤은 무르익어갔다. 현란한 불빛과 몸짓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발은 막을 내렸다. 14회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음을 인식하고 돌아왔다. 이런 분위기에 휩쌓인 적은 처음이었지만 다음에 또 이곳에 왔을때는 진정으로 나를 내려놓고 싶었다. 우리는 항상 나의 에너지를 내안에 보관할 뿐 분출할 줄 모르고, 언젠간 그날이 오거라 장담하지만 그날은 오지 않는다. 실행하지 않는한.. 오늘도 하루가 저문다. 내일은 또 다른 내일일 뿐이다.
우리 앞 깔판에서 점잖게 와인을 마시며 분위기를 잡던 연인들이 열정적인 키스신이 시작되면서, 이걸 열정으로 봐야하나, 갯기로 봐야하나를 판단할 겨를도 없이 중딩 아들의 눈과 귀를 막고 눈짓하는 아내의 지휘하에 우리는 우선 퇴장을 결행해야 했다.
13th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발, 그곳에 내가 있었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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