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과 바람이 불던 어느 날! 멀리 한라산이 보이는 오설록길을 지나고 있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심취해 있었고, 그때 <해 봐요>란 문화체험카페가 나의 눈에 들어왔다. 들어갔다. 두 주인이 반겨 주었다.
여행 중 카페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는 습관처럼 줄긴다. 이걸 나는 여행의 매력이자 삶의 여유라고 말한다.
카페 안은 화기애애했다. 건조한 친절함이 아니라 진지한 눈빛으로 사람을 대했다. 두 주인은 동업관계였으며 자매같은 선후배?라 했다. 언니는 아동교육, 동생은 악기전공! 이 공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예상할 수 있었다.
차를 주문하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녀자! 그녀는 말했다. 시선 끄트머리엔 중턱을 지나 한라산이 보인다고 했다. 잔잔한 풍광이 좋다고 했다. 뒤뜰에는 감귤밭이 있었다. 따먹으라고 했다. 나는 눈으로만 따먹었다. 입으로 먹으며 사라지지만, 눈으로 따먹으면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다. 보는 즐거움!
그들은 호흡이 척척! 국악기 강습, 미니악기 만들기, 그리고 국악기 및 전래놀이 체험과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단체 체험을 한다고 했다.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사이, 언니가 달달한 호박차를 건내 준다. 가끔씩 악기 체험실로 찾아가 악기를 어루만지는가 하면 청소를 하면서 악기사랑을 과시하고 있었다.
동생이다. 귤을 따는 것이 아니다. 귤의 색감과 이파리의 질감 등 톤의 향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찍고자 함이었다. 연출이었지만 마다하지 않고 어색해하면서도 끝까지 응해줬다. 제주의 경관 못지 않게 따끈한 차와 자매들의 따스한 마음이 카페에서의 시간들이 즐거웠다. 좋은 사람들!
밤이 되어 다시 찾아갔다. 하루 종일 출사를 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곳에는 사람들이의 웃음 소리가 창밖까지 들려왔다. 해는 지고 어두운데, 악기실이며 카페 창밖으로 흘러나오는 불빛과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들이 밤에도 좋은 카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카페가 문을 연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지금의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기대해보며 조만간 다시 찾아가 볼까한다.
<해봐요>, 제주도 오설록 가는 길가에 문화체험카페를 체험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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