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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우리들 학교>, 탈북학생들의 전시회와 효콘서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세상은 편리해지는데 머리는 불편해진다? 의아해 하겠지만 이게 진리다. 모두가 좋을 수는 없는 게 세상 이치이다. 육체와 정신의 관계는 미묘한 함수관계가 있는 듯하다. 정확한 공식은 아니지만 그 안에 어떤 알파가 존재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알파 중에 하나는 욕심이다. 욕심을 내려 놓고 내가 가져야 할 것을 나누면 알파라는 변수가 작용한다. 알파의 가동을 위해 탈북학생들이 일을 냈다. 

2016년 10월 29일 관악 문화원에서 <효 콘서트>를 했다. 지역 어르신들 앞에서 자신들이 평소 연습했던 악기나 노래를 부르며 재롱잔치를 한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제안! 그날 아침, 바쁜 일정이었지만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몇자 적어본다.

관악구에 탈북 학생들을 위한 <우리들 학교>가 있다. 그곳에는 열악하지만 훌륭한 선생님들이 계시다. 불철주야 탈북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애쓰는 분들이었다.  전시를 준비하느라 학교 학생들이 전부 나와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자신의 사진을 정리하는 한 학생이 눈에 띄어 한 컷!

나는 12주동안 탈북학생들에게 사진을 가르쳤다. 포토테라피란 타이틀 보다는 그들과  가까워지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려 했다. 그 일환으로 멘토 멘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1:1로 학생들에게 멘토를 맺어 촬영이나 수업 중 대화를 나누면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결과는 더욱 익숙하게 수업에 임할 수 있었으며, 여러번의 출사를 통하여 자신들이 배운 사진을 전시하기에 이르렀다. 다양한 생각들이 사진에 담겼다. 자신의 작품들을 전시하여 행사장에 오는 분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게 되었다. 작품들은 60여점이 전시되었다.


이 작품들은 학교 주변, 보라매 공원, 그리고 무박이일로 다녀왔던 정동진에서 삼양목장까지의 일정 중에서 촬영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진 메카니즘, 의도와 해석,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시선을 표현하기 등으로 진행되었다. 이 사진들을 보고 그들의 심리를 판단하거나 성향을 분석할 필요는 없다. 이들이 함께 했던 사람들, 프레임 속에 담기위해 움직였던 공간, 그리고 그 촬영 순간의 감정들이 사진을 볼 때마다 떠오를 것이다. 가라 앉았던 감정들을 끄집어 내는 것이자,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 다음은 사진과 그들간의 몫으로 남겨 놓는다. 사진 속에 지향된 그들은 똑똑하고 영리하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갖게 될 것이다.

전시를 준비하는 학생들, 그날 있을 콘서트를 상상하며 그 곳을 빠져 나왔다. 화단에 심겨진 가짜 꽃들이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잘 했다' 이런 느낌을오. 누구나 직업이 있고, 그가 잘하는 것이 있다. 타인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나는 내 직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사진을 통하여 탈북 학생들에게 스스로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사진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들은 잘 해낼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품 안에서, 긍정적 시각을 가지고  웃는 일상을 맞이할 것이다. 물론 시간은 걸린다. 결국 그날이 올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 이 작품들은 2016년 11월 30-12월 2일까지 3일간 국회의사당에서 전시될 것이다. 많은 관심을 ....


<우리들 학교>, 탈북학생들의 전시회와 효콘서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