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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끌림,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가는 이유.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끌림을 아는가? 난 여행을 가면 알 수 없는 끌림에 나를 맡긴다. 이보다 매력적인 사진찍기도 없다. 우연히 눈에 띄는 그 곳을 찍는다. 그런 끌림의 이어짐을 통해 필연적 만남이 이뤄진다. 황산에서의 당모거리에서도 끌림을 체험할 수 있었다. 입장료를 내고 마을을 따라 쭈욱 들어가면서 흥미로운 풍경 속으로 빠져들었다. 청대 가옥들이 즐비한 그 곳에 지금은 그 시절 그때와는 다른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볼 수 있었다. 타지와 다른 점은 카메라를 들이대도 사람들이 우호적이었다는 것이다. 

어느 골목에서, 나도 모르는 끌림에 의해 만났던 노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한다.

골목을 지나다가 더 작은 골목으로 끌림이 있었다. 그곳에서 꽃보다 반질거리는 열매 두개가 눈에 들어왔다. 겉표면에 그려진 톤의 향연이 꽃의 화려함을 능가했다. 많은 열매중에 두개가 나의 눈에 들어왔다. 사진을 찍노라면 어떤 소리도 듣지 못하는 나에게 작은 망치질 소리가 들려왔다. 어딜까?

멀지 않은 곳, 뒤 돌아 보니 꽃과 열매가 심어져있는 담장의 연속이었다. 바로 그 집 주인으로 보이는 노인이 창살 안에서 망치질을 하며 집을 고치는 있었다. 노인의 열중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촬영을 요청하니 눈빛으로 허락해 주었다.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있으니 쉴 시간이 지나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도 계속 작업을 해주었다. 당모라는 마을은 골목 골목으로 들어가는 길이 다시 그 곳을 찾지 못할 정도로 촘촘했다. 그런데....

한참을 돌다가 눈길이 끄는 곳이 있었다. 대문안으로 들여다보니 하얀색 벽과 공사하는 모습이 보여 집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다듬다 만 채소, 농작물을 말리는 모습과 농부의 연장이 벽에 기대어 있었다. 대문과 창문의 나무 색깔과 톤에서 오래된 흔적을 찍을 수 있었다. 막 찍고 있는데...

아뿔싸! 아까 공사하고 있던 노인이 집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런 두번의 만남, 잠시후 부인이 부엌에서 나왔다.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또 다신 사진 촬영을 부탁했고, 두번째로 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찍을 것을 권했지만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했다. 그대로 찍었다. 당당한 남편과 작은 미소를 지으며 뒤에 서있던 아내의 모습이 더 정감있게 다가왔다.

열매가 구석에 몇개 놓여 있었다. 버린 것이 아니라 말리는 것이며 언젠가는 음식으로 활용할 것이다. 농기구들이 문앞에 쌓여있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그대로를  받아 들이며 살아가는 노 부부의 모습에서 묵묵히 삶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자연 앞의 겸손을 가르치려는  끌림이 아니었을까. 의상이며, 표정이며, 몸짓들, 그리고 처음 만난 사람을 대하는 그들의 배려! 큰 소리보다는 작은 몸짓으로도 서로에게 자신을 보여줄 수 있음을 배우는 감사한 만남이었다. 끌림, 우연이 아닌 필연적 만남으로 가는 이유다.


끌림,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가는 이유.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