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보단 하는 일을 잘 활용하는 편이다. 사진을 찍고, 그걸 가지고 강의장으로 달려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에게 묻는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말한다. 그 다양함이란 깨달음 수준이다. 생각의 탄생을 체험하는 것만 같다.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며 더욱 풍성해 진다.
자갈밭의 잡풀
희망, 아픔, 두려움, 준비, 아름다움, 대비, 척박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 다양한 단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또 다시 묻는다. <이유는?>이라고 물으면서 깊숙이 다가간다. 이런 말걸기, <질의와 응답>을 시작으로 나의 계획 속으로 사람들은 빨려 들어온다, 자신도 놀란다. 그렇다. 사진을 이야기하지만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며 적극적으로 자신을 만난다.
수업중 던지는 나의 질문은 즉흥적이다. 바로 치고 들어간다. 시간을 끌거나 방어적 답변은 없다. 그런 찰나가 몰입을 주며 스스로에게 다가갈 수 있다. 단어에 따라서 답변이 달라진다. 문장의 어법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정중한, 가벼운, 장난스러운, 등의 느낌에 따라서 다음 수순의 느낌도 달라진다. 첫단추의 비유처럼 처음이 중요하고 순서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대화의 성패와는 관계없다. 사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스스로를 말하는 것이기에 거꾸로 가도 서울은 간다. 사진과의 대화는 고해성사를 바치는 것이다. 자갈밭의 풀 한포기가 한 인간의 삶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살아가는 잡풀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 이런 과정이 바로 힐링의 과정이다.
자갈밭에서 넘어진 풀 한포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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