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 같으면 <차 한잔의 수다>를 떨었을 것이다. 남들이 보면 그냥 사진이다. 뭐, 감동을 줄만한 'impact' 있는 사진도 아니다. 둘러 앉은 그들의 표정은 진지하다. 맞다. 남에게는 <그저그런사진>이지만 그 사람에게는 한참을 생각하고 한동안 말하게 만든다. 작은 소품하나가 그 사람에게는 눈물짓게 만드는 것처럼 이 사진들이 그렇다. 이야기의 종착지는 나 자신에게로 향한다. '그, 이, 나'가 단어 앞에 붙지만 그 안에 담긴 사연은 장난이 아니다.
서재에서 책 한권씩 가져온다. 그 책 한 페이지를 막 펼친 다음 읽는다. 5분여의 시간을 준다. 눈에 딱 들어오는 단어나 문장 또는 그 페이지를 본 다음 떠오르는 이미지를 잡아 둔다. 자신이 찍은 사진을 카톡으로 보낸다. 그 한장 한장의 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야기는 진지해 진다. 결국 자신의 이야기이다. 책, 그 책의 한 페이지, 떠오른 이미지, 연관된 말 말 말들은 우연 같지만 필연적 만남을 통해 내면을 만나게 된다.
즐거움에 대한 부담과 그것에 대한 사유, 유전학적 & 환경에 대한 이야기에서 닮음, 열매를 찍으며 여행의 추억에 잠긴 일, 홀로서기에 대한 만족, 그때 그것에 대한 기억과 순간 일치, 편안함과 황홀감 등이 이야기이다. 시작은 작은 단서에 불과하지만 나누는 이야기는 '찐득 찐득'하다. 질의와 응답처럼 묻고 답한다. 판소리의 고수처럼 동료들의 끄덕임이 더욱 흥을 돋군다. 각각 다른 성향과 체험을 통한 삶의 형성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인간의 가치를 비교하거나 수순을 맥일 수 없는 이유이다. 누구에게나 풍성한 소설책 몇권정도의 분량은 존재한다. 삶,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내 이야기는 또 <즐거움>에 대한 것이다. 이 단어가 한참 전부터 껌딱지처럼 생각에 달라붙어 있다. 아마 평생 갈지도 모른다.
나를 만나는 수순, 이런 놀이.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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