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빈무덤을 보고서야 믿더라>. 없음으로 존재함을 인정한다? 맞다. 창작도 은유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끌어들이곤 한다. 빈접시와 먹고 남은 과자 봉지에서 뭘 봐야 하는가? 그 곳엔 즐거운 시간이 존재한다. 수다, 가볍지만 즐거운 이야기가 귓가에 맴돈다. 베어문 사과의 토막난 벌레, 이미 먹어버린 결과를 말한다. 미쳐버릴 정도로 최악이다. 다 끝나거나, 도중에도 항상 이런 <존재함>은 있다.
강정집의 빈접시, 과자 봉지와 부스러기가 남아 도는 의미는 다르다. 떡가루만 남기고 싹싹 핥아 먹다시피한 내용물에서 맛에 대한 신뢰와 감동이 보인다. 반면 지저분한 과자 찌꺼기들은 정리정돈에 대한 꾸지람이 예상된다. 어른보다 아이들이 저지른 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사물로 바라보면 남아있는 단지 <또 다른 사물>로 보이다. 인물사진을 찍으며 터득한 내 방식으론 모두가 살아서 숨쉬는, 말을 걸어오는 친구로 보인다. 그것이 스토리 텔링의 시작이다.
내용을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강정집의 빈접시는 음식촬영을 하며 스텝들이 촬영 도중에 먹은 것이다. 그걸 다시 촬영 소재로 활용한 것이다. 버릴 게 없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과자 봉지는 <office snacking>의 촬영장에서 찍은 것이다. 둘은 촬영 도중 나의 눈에 들어온 매력적인 소재들이다. <office snacking>은 우리나라에 처은 론칭하는 콘텐츠이자 회사이름이다. 회사 직원들의 군입정, 즉 회사 복지차원에서 이뤄질 비즈니스 모델이다. 강정집은 <강정이 넘치는 집>의 황인택사장이, <office snacking>는 정태진 대표가 존재한다. 존재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삶의 흔적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고심하고 노력하고 끊임없이 지속해야할 이야기들이다.
<없음>이 주는 존재함. 강정과 office snacking.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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