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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장소를 만나다

하루노유키, 맛을 통한 일본체험.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속담이다. 또한 사실이기도 하고. 보기에 좋으면 먹기전에 입맛을 다시게 된다. 고인 침이 음식을 더 맛나게 한다. 맛 뿐만 아니라 긍정의 선입견은 대상이 더 괜찮게 보인다. 다 맞는 말이다. 사진을 찍어보면 안다. 보기 좋은 것의 의미란 보고 상상한 것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간절한 기도가 더 빨리 이뤄지는 원리와 같다. 

디저트 케이크이다. 맛나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찍은 사진이다. 하루노유키! 이곳의 케이크는 나무모양이며 나이테가 있다. 바움쿠헨이라 한다. 나무케이크의 독일어다. <장수>와 <관계의 탄탄함>을 위해 결혼이나 돌때 선물한단다. 단걸 안 좋아하는 내가 '먹고 또 먹게 된' 케이크이다. 커피와 마시니 커피맛이 제격이라. 하루노유키 케이크는 자신보다 상대를 높여 주는 듯하다. 잠깐 앉아 있는데도 선물로 포장하는 이들이 꽤 있다니 놀랍다. 찾기도 힘든 골목 안인데도 말이다.

건물이 아담하다. 밖에서 들여다 본 건물 안이 아늑해보인다. 케이크를 고르는 이들의 음성이 문밖으로 흘러나오는 듯하다. 방굽는 방법이 특이하고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더니 한입 물으니 금방 느껴진다. 길가에 녹지 않은 눈들이 내부의 불빛과 사람들의 정겨운 대화소리에 케익 위에 뿌려진 눈송이처럼 보인다.

일본인 쉐프는 즐겁다! 일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건 멋진 일이다. 타인을 의식한 것과 일을 좋아하는 표정은 다르다. 콧노래를 부르는 듯하다. 그의 얼굴을 떠올리며 먹는 케익이 쫀쫀하고 담백한 게 막 손이간다. 

장경은! 하루유노키의 기획자다. 시즌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하루노유키의 선장이다. 대기업에서 교육과 기획을 하던 그녀가 선택한 길이다. 일상이 설렌단다. 공간에 대한 의지와 케이크에 대한 비전이 명확하다. 맛에 대한 자부심은 문화를 논하고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일본이고, 그곳을 체험하게 된다. 현재보다 내일을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다. 디저트를 넘어 문화를 맛 보이겠다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다. 하루노유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 준비>가 무엇인지 보여주려 한다. 음악, 맛, 보이지 않는 것까지를 보여주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그 곳엔 항상 장경은의 생각이 달라붙는다.>

하루노유키, 맛을 통한 일본체험.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