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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스마트폰의 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들여다보다. 보여준 사진인데 훔쳐보다. 이 문장에 귀기우릴 필요가 있다. 보여준 걸 훔쳐본다고 한다. 사진의 묘미이다. 해석의 문제랄까. 자신의 사진이라고 보여주며 말을 시작하는 그, 그 안에 담긴 그도 모를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진은 이미지이다. 이미지는 전달자이다. 전달하려는 의미가 촬영자의 말과 생각이 전부는 아니다. 이런 시작은 수많은 의미를 만들어낸다. 자신이 찍은 사진에 '왜, 이 장면이 나에게 눈에 띄었는가?'란 질문으로 시작해야 한다. 

구도, 스토리텔링이 너무 좋다. '너무'란 말을 썼다. 아이의 표정이나 위치가 원칙에 입각하여 '흐트러짐'이 없다. 2대8의 화면구성과 삼분할법 등 교과서적이다. 초보라면 이론에 입각한 사진이다. 독일병정이라했다. 촬영자의 스타일을 들어보니 그렇다. 이런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 사진찍기는 흐트러지기, 엉성한 무엇을 집어 넣기등을 통하여 여유를 만들 것을 권한다. 흔들린 사진, 생뚱맞은 소재찍기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다름을 표현하는 것이다. 사진은 이야기를 담고 그날을 떠올리는 놀이이다. 이런 말에 촬영자는 의아해 할 지 모른다. 그러지 말라. 사진은 말걸기이니깐.

동물이 중심선 상에 서 있다. 고양이냐, 개냐고 물었다. 뻔히 개인 걸 알면서도 한번 던져본 말이다. 애견 사진은 보여주기 위해 정면에서 찍는다. 이 사진에는 뒷모습을 보여준다. 감정이입니다. 사물이든 동물이든 그 사진에 자신의 감정을 집어 넣으려고 한다. 어두운 밤 마당에서 집안을 바라보는 모습이 동물로 보긴 힘들다. 심리적 관심이 많은 사람의 사진이다.  사유, 감정, 심리 등에 관심있는 자의 자존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개가 아니다. 그다. 

누군가의 작품을 다시 찍은 것이다. 사진을 찍는다는 건 copy란 의미가 포함된다. 이미 만든 걸 복사한 것이다. 이 작품을 찍는 것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두가 다 작품이다. 사진은 항상 그렇게 찍는다. 사진은 모두가 copy이다. 사람의 얼굴도 그렇다. 단 그 얼굴을 비롯한 풍광등의 피사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이다. 이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빛이 다른 피사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과 그런 느낌을 찍으려 했다. 이런 방식, 창작의 시작이 아닐까. 제목을 붙인다면 '수다' 정도는 될 것이다. 

풍차가 돈다. 중앙에 햇빛이 구름에 가려졌다. 그 안에서 금방이라도 나오려듯 하다. 태양의 위치를 가늠케 한다. 파란 하늘이 아니라 먹빛으로 다양한 덧 칠을 했다. 톤의 다양한 변화가 있고, 풍차가 역광으로 중앙을 가로질러 위풍당당하다. 플레어가 화면 전체를 흐리게 하고 있다. 아우라처럼 뭔가를 기대하게 한다. '흐린'이란 단어 속에 채워질 다양한 이야기가 기대된다. '명확한'이란 확정된 단어보단 불확실이 주는 가능성에 점수를 주고 싶다. 뭐가 되더라도 될 작품이며 작가이다. 기대된다. 

넓다. 화면이 와이드하다. 펼쳐진 화면이 모두를 보여주고 있다. 기둥에 묶어 디자인된 흰천과 벽면 그리고 잠이 든 개털이 밝다. 전체적인 색감이 경쾌한 느낌을 준다. 유리문에 비춰진 건너편 하늘과 좌측에 보인 하늘이 닮아 다. 햇빛이 내려앉을때 의자에 앉아 이야기라도 도란도란 하는 여유를 즐기고 싶다. 상상하게 하고 사람이 있는 것보다 가상의 얼굴이 보여 좋다. 넓게 보여진 사진에서 내 마음까지 넓다. 여유롭다. 뭐든 품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사진이 주는 영향력!

수많은 날들을 살아온 그들의 이야기는 항상 흥미롭다. 이런 해석과 추측이 과연 맞을까? 맞을리 없다. 그럴 수도 있다. 그가 다시 이 해석을 들여다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그럴 것이다. 사진은 말걸기이다. 내가 던지 말들을 그는 다시 자신의 사진과 나의 생각을 묶어낸다. 맞고 안맞고는 문제가 아니다. '괜찮아?', '넌 괜찮은 사람이야!' 뭐 이런 말걸기가 싫을리 없다. 뭐를 말해도 좋다. 그 사람의 생각이 나에게 들어오기 시작한다. 부지불식간에 그런다. 이게 사진이다. Photo Therapy!

스마트폰의 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