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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3.1절 기념 가족여행 (횡성.올림픽공원)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한 가족이 모여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도 같은 과정이다. 
이렇게 얘길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경우의 수가 가는 길에 서 있고, 많은 이야기들도 놓여있다. 재미있다면 재미있고, 귀찮다면 귀찮은 일들이다. 

 
 처마 밑에 카메라를 고정하고
셀프타이머에 의존해 사진을 찍었다. 다시 돌아와서 한번 더 찍기가 귀찮아서 한 방으로 끝냈다. 한 방 치고는 잘 나온 편이다. 내 인생이 한방도 있나보다...


우연찮게 떠난 여행이었지만 쏠쏠하게 재미난 일들이 있었다. 횡성에서의 일이다. 횡성 한우를 먹으러 갔지만 시간이 남아 원주 치악산 드림랜드를 갔다.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눈썰매장 뿐이었다. 매표소에서 "오전에는 괜찮았는데 오후에는 눈이 녹아서 옷이 버릴 수가 있을 수가 있어요." 그러면서 할인을 해주는 바람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도착한 눈썰매장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나는 너무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조조할인 영화관에 들어가면 아무도 없어서 내가 이 자리를 전세라도 것처럼.


 그럴 줄 알았다. 내가 생각해도 난 오버하는 게 문제다. 아내가 사진을 찍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카메라 쪽으로 가까이 가 준다고 하다가 그만 커브를 튼것이 바닥에 둥글고 말았다. '왠 쪽이냐!' 나는 그날 그냥 새됐다.


한장의 사진으로 정리하겠다.. 어디다. 맛이 어떻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식당 광고를 해주는 느낌이 들까봐 이만.
서울에서도 자주 먹지 않은 소고기를. 그것도 등심을 먹는다는 것은 설렘이었다. 우리집은 식성이 다르다. 딸은 소고기. 아들은 돼지 삼겹살, 나도 아들처럼 돼지쪽, 아내는 소고기이다. 그런데 돼지를 좋아하는 나도 등심의 맛은 임팩이 있었다. 소주를 마시고 그 동네에서 숙박을 생각하다가 참았다. 소주 한병을 아내와 나눠 마시고 목적지인 평창으로 향했다. 



집으로 들어오다가 올림픽공원을 지나다가 옛생각이나 들렀다. 봄이라도 온 듯 따사로운 햇살이 눈부셨다. 도심에 이렇게 넓은 자연공간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싪이다.  생각해보면 2011년 주요 행사참여차 3번정도 갔던듯하다.
중앙대 아카데미 특강차.장애인 올림픽 행사차.강남구청 강의진행차.성당사제서품식이었다. 가족과 한바퀴 돌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쏠쏠한 재미였다. 가끔 분위기파악 못하는 새싹이 인사를 하고 있었다. 이 놈들은 꽃샘추위 한방이면 나가 떨어질 놈들. 찰삭 달라붙은 연인들의 모습은 한 쌍의 원앙이었다. 나도 아들과 딸의 눈치도 안보고 와이프랑 붙어서 다녔다. 아내가 귀찮아했다. 보란 듯이 더 치근거렸다. 이건 방어전인지도 모른다. 이러면 나중에 남편이 다정다감하지 않다는 말은 못할 것이다. 시간날때 이런식으로 스팩을 쌓아 놓으면 원망하지는 못할 것이다. 
 

 
 오후에 석양에 비춰지는 나무가지를 바라보기는 처음이었다. 나무가지 사이로 비춰지는 실루엣이 나의 감성을 자극하는 듯했다. 길게 늘어선 그림자는 나른함과 감미로운 음악소리가 들릴 듯한 분위기로 교차되어 왔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을 담았다. 이렇게 찍어 놓고 나면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적이 없었다는 말은 못하겠지. 이것이 사진의 묘미이다. 하하하. 아무튼 짧은 1박2일은 모처럼의 가족만의 시간이었음을 이곳에 오면 회상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