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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동춘서커스단 박세환 단장을 만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동춘 서커스단은 1925년 일본인의 서커스단 직원이었던 동춘 박세환에 의해 창단된 대한민국 최초의 서커스단이며, 2007년 현재 대한민국내에서의 유일한 서커스단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재정난과 서커스가 갈수록 인기를 잃고 사양화되자 청량리 공연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에 동춘서커스단을 살리자는 국민 여론이 형성되고 모금 운동이 벌어졌고, 2009년 12월 16일 문화관광부가 전문예술단체로 등록되어, 기부금을 공개 모금할 수 있는 지정 기부금 단체가 되며 다시 가사회생하게 된다. 현재는 경마공원에 자리를 잡고 이 곳을 기준으로 정기공연을 하고 있다.

위의 내용이 인터넷상에 동춘서커스에 대한 설명이다. 사람의 얼굴에는 그가 걸어 온 발자국이 선명하게 들어난다. 동작대교를 건너 단장의 아파트로 향했다. 거실에는 조명장비들이 가득 쌓여있었다. 뭔가 할 이야기를 가슴에 담은 듯 손짓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논문을 쓰면서 관심 깊게 들여다 봤던 바디랭귀지, 그의 언어는 모든 것이 비언어적으로 소통하고 있었다. 굵고 거칠게 갈라지는 음성에는 한이 서려있었다. 분노, 원망, 희망, 그리고 비전까지 그의 몸짓 속에 담겨있었다.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눈빛, 세월의 흔적속에 긁혀버린 두꺼운 피부속의 주름들, 갈망을 손짓으로 표현하는 그의 외형에는 숨가쁜 여정이 담겨있었다.

남성스럽고 잘생긴 외모가  당당하게 거실에 붙여 놓았다. 세월의 간극이 현실과 과거의 '나' 사이에서 속삭이고 있었다. 어색한 웃음속에 그의 순수성 그리고 관계에서의 의리가 묻어 있었다. 전문가는 한가지일을 10년간, 1만시간의 법칙을 논하나 박단장에게 몇 번이나 반복된 세월이 존재하고 있었다.  산이 높으며 올라가기는 힘들지만 산마루에 바라보이는 풍광을 감상하기가 즐겁듯 지금까지 높은 산을 골라 등산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기억을 되뇌고 있다. 상념! 아픈 기억이 아니라 도약을 위한 여유를 잡고 있는 것이다. 우리 다운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한류가 증명하고 있듯이, 동춘 서커스가 한국적 색깔로 사람들과 여유로운 소통을 할 그날을 그려본다.

 

동춘서커스단 박단장을 만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