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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금병산 등반기, 가족이란 인생의 산을 함께 오르는 것.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금병산 등반기, 가족이란 인생의 산을 함께 오르는 것.

가족이 함께 어디를 간다는 것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것과 같다. 특히 우리가족에게는 그렇다. 요즘에 와서 의도적으로 시간을 내는 편이지만 그랬었다. 김유정역에서 하차하여 금병산에 오르면서 있었던 가족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서두에 말하지만 아이들의 듬직함에 내심 기분 좋았던 날이었다.

아직은 기분이 좋다. 아마 설레고 있을 것이다. 등산을 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나 목표를 정하고 도전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심은 누구에세나 존재한다. 가족끼리 가는 것이기에 셀프타이머를 작동시키기위한 삼각대를 들고 갔다. 중간 중간 기념을 남기기위한 촬영은 계속되었다.

김유정역에 도착한 시간이 4시가 넘어서인지 햇빛이 따스한 빛깔을 내고 있었다. 나이먹은 꽃들 너머에 대감집은 아니지만 시골의 정서를 보여주는 기와집이 보인다. 꽃봉우리들이 서로 재잘거리는 듯 보인다. 아마도 인사를 나누고 싶은 모양이다.

올라가는 중턱에 앉았다. 힘들다는 표시다. 그러나 엄마와 아빠는 저멀리에 있다. 위를 바라보다가 우리가 안보이면 따라온다. 물론 나의 눈은 뒤를 향하고 있었지만 안그런 척하면서 아이들의 눈치를 살핀다. 아이들도 약하지만은 않다. 어디든 가면 갈 수 있고, 뭐든 하면 할 수 있다. 그게 인간이다.

작은 정상에 올라, 가족끼리 포즈를 취했다. 성취감이었을까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제일 투덜거리던 진이의 포스가 제일 강력하다. 인혁이는 자신의 얼짱각도를 보이며 자존감을 표현하고 있다. 자 보라, 나의 겸손한 자태.

줄을 잡고 내려오면서 경사를 더 심하게 찍어달라고 주문을 한다. 자신들의 험한 산행에서의 스토리를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려는가 보다. 심각해야할 경사지에서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서 분위기가 망가졌다. '느무' 쉽다는 표시로 보인다.

너무 심해서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정상으로 가기는 시간이 너무 늦어 짧은 코스를 택했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에 벌목을 하는 바람에 길에 쓰러진 나무들이며 마지막 내려오는 길은 아예 길이 없었다. 우리가족이 바라보는 바로 밑은 절벽과 같은 경사면이다.  뭔가를 바라보고 있다. 가족의 꿈, 로망 그런것을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아 멀리 바라보도록 주문했다.

          

우리의 험난한 여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철없는 야생화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자연 속에서 피었다가 때가 되어 한잎 두잎 떨어지는 모습은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이었다. 

 

 

        

가족은 험한 산행을 마치고, 내려왔던 산을 바라보면 놀라는 표정이다. 딸아이의 말, "평지는 날라갈 것 같아."라고 했다. 우리의 삶도 똑같다. 힘겨운 일들을 극복하고 나면 일반적인 일들은 너무 편안하게 느낀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것이 공감되는 순간이었다.

김유정역앞, 나의 단골집 점순네 닭갈비집의 볶음밥이다. 실한 닭갈비를 먹고 밥을 볶는 중이다. 주인의 현란한 손놀림은 도심의 쉐프 못지 않은 비주얼을 보여준다.

음식의 최후가 우리 가족에게 닥쳤던 힘겨운 일정을 말해주고 있다. 마지막 밥한톨까지도 남기지 않겠다는 아들 인혁의 의지가 보인다.

다음주에는 제주도 올레길과 한라산 등반이 있을 예정이다. 험한 과정을 이수했기에 그 과정은 수월하리라 본다. 아이들이 더 크면 서로가 바빠지니깐 있을때 잘해야 할것 같다. 가능하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려 한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가족은 나에게 전부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