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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여고동창생들이 찍은 기념촬영의 의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여자들이 친구로서 오래동안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룰이 있기때문이다. 그들만의 세계에서 불문률처럼 지켜야하는 법칙이 있다. 그걸 어기면 언제든지 심판을 받는다. 더운 여름날 팔짱끼기, 냄새나는 화장실 문지기를 자처하기, 남 뒤담화하면 동조하기, 분식집에서 반띵하기 등 이런 짓도 감내해야 한다. 이 정도는 버텨야 여자로 거듭날 수 있다. 

이렇게 이쁠 수가 없다.

원래 닮은 애들끼리 논다고 하는데 닮은 데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그런데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고 있다. 친구는 잘났던 못났던 친구다. 친구를 맺는 조건으로 얼굴보다는 인간성이다. 이들은 인간성이 좋은 모양이다. 민망해서 보여줄 수 없는 단체컷의 과감성, 몸관리를 안했다는 핀잔에도 얼굴 불히지 않는 인내,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용서하는 배려, 겉으로 표시는 안 내지만 지가 제일 이쁘다고 생각하는 오만. 이런 것들이 서로를 건드리지 않고 각자의 자존을 지켜주며 만나는 이들만의 법칙이다.

이들에게 기념촬영은 무슨 의미일까? 그들의 우정을 다지기위함인가, 단순한 기념적 행위인가? 절대 아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30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건 아니다 싶었던 것이다. 더 늦기전의 아름다움을 남기고자하는 의도가 크다. 그러나 사진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스스로에게는 위안이요, 서로의 격려가 용기를 주며 상대에 대한 과시로 이어진다. 작가인 나는 이들이 가진 매력포인트를 찾느라 눈이 벌게졌다. 이렇게 만든 것이다. 시간이 흐른뒤 이 아름다움을  기정사실화로 될 것이 뻔하다. 

여기서 롱바리를 뽐내는 여자만 시집갔고, 나머지는 대기중이다. 자신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댓글로 자신의 심중을 알리기 바란다. 단 현실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음에 유념하길 바란다. 작가가 바라 본 시각과 당신이 바라본 현실은 다를 수가 있다. 세상이 다 그런거다.

여고동창생들이 찍은 기념촬영의 의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