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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기차여행 4탄, 경전선의 진상역에서 고기를 먹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철도여행을 여유롭게 하기 좋은 것은 코레일에서 발행하는 3일간의 패스가 제격이다. ktx만 제외하고 어떤 기차든지 올라탈 수 있다. 원래 입석이 원칙이나 평일날에는 비는 자리가 많아 편히 앉을 수 있다. 전주에서 새벽에 움직여서 순천으로, 그곳에서 경전선에 올랐다. 경전선은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다하여 이름을 붙였다. 그 총길이 300km가 넘으며 구간이 경치가 아주 좋은 철도이다. 가는 길에 점심을 먹을 곳을 찾던 중, 간이역이 식당이 된 곳을 알게 되었다. 그곳은 진상역이었다. 

기차는 우리들만을 내려주며, 승무원은 여기에 내리는 우리를 의아해하며 바라보았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일행은 떠나는 기차를 쫓아가며 소리를 지른다. 빠르지 않은, 예전 같으면 비둘기처럼 여유로운 기차였다. 이름은 무궁화호. 

진상역에 내려, 사진을 찍거나 자유롭게 역을 즐기고 있다.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역앞을 지나는 것을 보면서 역시 식당이 안에 있구나 하며 그 사실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조용한 시골, 폐역이 되고 말 진상역에 사람이 타고 내린다. 사람들은 역을 이용하지만 표를 파는 곳은 없었다. 그 안이 바로 식당이 되어버린 재미난 사실 때문이었다. 

식당 옆으로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팔았다. 고기 육질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100g에 7천원이라 했다. 그리고 식당안으로 들어왔다. 일어나지 못할 만큼 먹고, 또 갈비탕을 먹었다. 물론 9명이서 3그릇을 시켰지만 그 포만감은 이루말 할 수 없었다. 먹고 난 다음 더부룩함이 없는 것을 보니 착한 식당인 것은 사실이었다. 고기를 태워먹었다고 핀잔하는 주인 아주머니의 약간의 불친절은 빼고는 괜찮았다. 맛도 맛이지만 기차타고 가다가 내려 점심을 먹고 다음 기차를 기다리는 여유, 한번 맛볼만한 얘깃거리라는 것이 이 역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늘없는 곳은 더웠지만 나무 그늘에는 산들바람이 불어 시원하기가 낙원이 따로 없었다. 누구의 배인지는 모르지만 바다가 멀지는 않아보였다. 큰 지역명은 광양이었다. 그럼 그렇치.. 누구는 바닥에 누워 낮잠을, 누구는 독서를, 누구는 컴퓨터를, 누구는 수다를. 아무튼 우리 일행의 망중한은 여유 그 자체였다. 

앉았던 자리 맞은 편에 사진찍기에 좋은 배경이 있었다. 기회를 놓칠세라 즐거움을 표현하는 사진찍기를 감행했다. 사진은 그 순간을 제일 많이 기억한다. 그 점프했던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우리는 최대한 행복감을 만끽했다.

점심먹고 쉬다가 다시, 목적지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막 역으로 들어오는 기차가 반가운 이유는 또 다른 목적지가 우리를 설레게 하기 때문이리라. 

기차를 타고 가다가 밥먹고 다시 기차를 타는 이벤트 같은 재미는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는 모르지만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플 끊지 못한다. 물론 기차가 서지 않는다면 그냥 식당이다. 기차가 정차하는 한 사람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남겨 줄 추억만들기의 일환으로 딱이란 생각을 해봤다. 여행을 다니며 많은 것을 배운다. 그 지역에서 가장 오래 된 빵집, 대한민국에서 오랜된 그 무엇이라는 스토리로 사람들을 부른다. 과거에 버렸던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관광자원화 한다. 이런 행위가 선진국형 마인드가 아닌가 싶다. 현대화된 인사동 거리를 보며 아쉬웠던 기억이 이런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들으려 조금이나마 대한민국의 선진성을 타진해 본다. 


기차여행 3탄, 진상역에서 고기를 먹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