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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세계의 명풍도시, 전주 한옥마을의 아침.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나에게 블로깅은 브레인스토밍이다. 글쓰기가 그렇듯, 글과 사진을 통하여 생각의 새끼치기, 꼬리물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생각들이 스치는 그 순간의  맛이란 유레카를 부르짓게 된다. 여행을 다녀온 후, 나의 블로그에는 온통 여행이야기로 뜨거워진다. 여행관련된 내용으로 블로깅할때는 여행 순서대로 하는 게 맞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먼저 나온 이야기가 그 전에 벌어진 사건들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서이다.  

일행은 전주 한옥집에서 편안한 밤을 보냈다. 그러나 잠들기 전까진 광란의 밤이었다. 편안한 잠자리가 이른 기상을 가능하게 했다. 담장너머에서 그 안을 들여다 보는 컨셉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인물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낮은 심도를 필요로 했지만 뭐 하나 버릴 것이 없었기에 조리개를 조이며 사진을 찍어 나갔다,. 셀프 테이머의 12초는 셔터를 누른 사람이 태연하게 부류속으로 들어가기에 좋았다.

오래된 한옥은 아니다. 그러나 현대적 감각과 장소마다 담겨진 스토리가 전주 한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이른 아침 자전거를 타는 저 여인은 산책인지 시장을 가는 건지는 모르지만 상쾌한 느낌을 주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사진가는 관광객들의 시선과는 다르다. 촬영을 통해 자기와의 만남을 갈구한다. 두 사람이 방향은 같으나 프레임 안에 담긴 내용과 의도는 각양각색이다. 사진이란 놈이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찍은 사진을 놓고 비교해보고 픈 생각이 갑자기 밀려온다.

동쪽에서는 따스한 아침 햇살이 상큼하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건물과 그 앞 길은 자연스러운 듯 보이나,  보이지 않는 얼굴처럼 사람들이 없는 시간에 깨끗하게 청소하는 이의 수고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우연히 마주한 정돈은 그 누군가의 수고로움이 필요했던 것이다.

3장의 사진으로 빛을 보여주고자 했다. 무딘 질감이 아닌 예리하고 극명하게 전달하고자하는 느낌으로. 전주 한옥의 알리는 광고판 사이로, 전동성당  담벼락 사이로, 그리고 멋진 남성의 그림자 속에서도 햇살은 대화를 청하고 있다. 밤새 몸살을 앓았던 한옥 마을이 새로이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전주인들의 자존과 그들의 아름다운 영혼이 존재했기에 가능했으리라.


나의 세례명은 시몬이다. 성당을 보면 평온해 진다. 성당 꼭대기, 십자가 바로 위에 아직도 잠들지 못한 달이 손톱모양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세계화를 추구하는 전주, 한옥마을이 그 비전을 완성해 줄 것이란 믿음을 가져본다.


세계의 명풍도시, 전주 한옥마을의 아침.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