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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숙명대학교 경영학부 특강, 사진 한장을 말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외모가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여자에게 외모는 중요하다. 단순히 '중요함'이라고 말하면 안된다. 특히 여자들에게 얼굴은 목숨을 걸 정도로 중요하다. 그 정도다. 거울 앞에서 그렇고, 찍힌 사진을 보며 또 한 번 발광한다. 거울 속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 속에서 일희일비하며, 외출할 때면 거울 앞에서 수십번도 넘게 자신을 바라본다. 거울의 마지막 이미지는 자위라도 하듯, 애써 만족의 미소를 짓는다.

외모며, 거울이며, 사진을 논하는 이유는 그런 것들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여대생'이라는 환상적 단어, 이것은 절대적 아름다움의 상징어였다. 중년여성에 대한 극찬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강의장에서 만난 그들, '여대생'은 싱그러운 미소를 던지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나 가슴 떠리거나 입안에 침이 마를 정도는 아니었다. 그것은 아마도 그 군중이라는 객체로 보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선망적 의식은 획일화의 절차를 통하여 사라진 것이었다. 아마도 그 '여대생'의 환상적 근거를 강의장에서 제시했다면, 떨리는 가슴때문에 강의의 진도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교실이라는 공간과 여자가 아닌 학생, 또한 군중이라는 객체가 하나로 단순화시켰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강의는 새로운 만남이자 가능성의 보고이다. 그 만남 중에는 새로운 생각과의 만남을 우선으로 한다. 최소한 나에게는 그렇다. 숙명여자 대학교 경영학부에 특강을 나갔다.  

'한 장의 사진으로 인생을 바꾸다'. 물론 부제다. 사진의 의미, 그리고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사진찍기와 사진읽기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설득을 시도했다. 여대생들에게 사진이란 어떤 의미일까? 물론 나이와 직업을 막론하고 여자에게 사진이란, 특히 자신이 나온 사진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사진들은 포즈, 칼라 하모니, 구성에 대한 설명을 하고 난 뒤 찍어 준 사진들이다.  

그런데 4장의 사진을 두고 공통점을 찾으라 한다면? 이 사진의 공통점은 여자, 윈도우 조명, 여성 포징, 밝은 톤의 의상, 짧지 않은 여성적인 머리카락을 들 수 있다. 그 이외에도 많지만. 강의에서 강요하듯, 웃는 얼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표정은 순간성형이라 했다. 입꼬리가 올라가고 웃는 얼굴이 아니어도 좋다. 마음 속으로 즐거운 생각만으로도 표정은 달라진다라고.

또 다시 착각을 종용하고 있다. 인간의 뇌가 단순한 웃음 소리마져도 그 긍정성에 동조하며 즐거워진다는 논리로 웃음을 강요하는 과정의 사진이다. 시간의 지난 후에 이 이미지는 나의 강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진의 사실성을 근거로 신뢰를 하며 그 시점을 재구성하는 것이 인간의 뇌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원리를 이용하여 이미지를  나만의 방식으로 환영같은 착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어떤 패턴으로 웃음을 뇌가 인식하는가의 원리는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 자체에세 나타나는 근거만으로 시도하곤 한다.

'현재 기분이 다운되었는가? 그럼 볼펜을 입에 물고 있어라. 그러면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가고, 그렇게 되면 기분이 좋아진다. 추가적으로는 웃음소리를 내며 웃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웃는 소리만으로도 엔돌핀이 생성된다. 가식적인 웃음이라도 상관없다. 물론 진심어린 웃음소리는 좀더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강의가 사람을 바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 영향력에 의하여 자구적으로 변화해 감으로써 긍정적인 변신를 거듭한다. 직접적인 영향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영향에 의해서 사고하고, 말하고, 행동하며 자신의 전체를 바꾸고자 한다. 여대생에게, 아니 여자에게 이미지는 중요하다. 특히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그 관심은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바뀌어 간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 외부 영향에 의해서 정반합을 시도하며 다른 옷을 입는다. 그게 교육이고, 세상이다.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특강, 한장의 사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