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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지금 명동에선, 이미지가 전쟁 중이다. by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테마가 있는 미술여행'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사물과의 섹스>를 논했다. 사물과의 유희를 꿈꾸는, 사물까지도 소통의 범주 안에 넣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로 부터 시작된 것이다. 사물에 생명을 불어 넣는 순간, 세상은 흥미로워진다. 사진은 이런 페티시즘을 더욱 부추기기에 이르렀다. 사진을 숭배하 듯, 현존하지 않은 자를 소장하며 그 환영을 현존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명동은 사물이, 특히 사진이 그 현존스러움을 현존으로 기정사실화하며 소통의 전투복을 입고 전쟁 중이다. 이미지는 그가  가진 강력한 텍스트력을 바탕으로 언어 그 이상의 소통을 중재한다. 물론 형태를 극명하게 드러낸 얼굴을 이미지화 한 것들이 벽면에 드러날때 그들의 생동감은 현존에 상응된다.

벽면에 미인의 얼굴은 상품의 품격을 동일시 된다. 벽면에 그려진 그림자가 음영의 대비를 통해 생동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상품과 이미지 사이에서 또 다른 상상을 자극하고 있다.

차량의 벽면을 꽉 채운 풍경마져도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벽면에 그린 이미지, 실루엣으로 행인을 익명화하며 그들을 묶어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골목에서도 여성의 이미지는 작업 중이다. 여심의 자극하는 남자들의 섹시함은 당당하게 그들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빛과 그림자, 이 양면의 날처럼 혼재 속에서 대비와 융합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모든 이에게  사물까지도 소통을 간절히 바란다.  

대림미술관에는 TROIKA전이 열리고 있다. <소리, 빛, 시간-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물이 전하는 메시지를 읽어 보라는 것이다. 태극기가 바람에 흔날리는 순간을 저속으로 흐림효과를 주었다. 분명 태극기는 우리를 향해 속삭이고 있다. 사람들의 언어만이 소통을 주장한다는 생각은 광의의 공감을 방해하는 것이다.   

지금 명동에는 이미지가 사람과의 전쟁을 진행 중이었다.

  

지금 명동에선, 이미지가 전쟁 중이다. by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