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항상 새로움을 만난다. 모든 것이 새로운 것들이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장소를 만나는 것도 때로는 느낌을 만나는 것들이 전부 그렇다. 불암산에 올랐다. 정확하게 말하면 둘레길을 걸은 것이다. 수락산을 알았어도, 불암산은 낯선 이름이었다. 서울은 좋은 곳이다. 가까이에 산이 있고, 도시를 가르지른 한강이 있기에 그렇다.
등산로 초입부터가 깊은 산 속 같다. 뒤를 돌아보니 아파트가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듯하고, 나무가지 사이로 비춰지는 햇살이 문양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계곡에 물이라도 흘렀더라면 금상첨화였을 텐데...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담소를 나누는 사람과 둘레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산에 오면 사람들의 얼굴까지도 밝아지는 듯하다.
산바람이 좋았다. 사람들이 앉은지 오래 되었을 듯한 나무의자와 바닥의 그림자까지도 정겨웠다. 산은 우리에게 몸과 마음을 맑게 해준다. 하찮은 것까지도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깊은 산 속에서 바라 본 도심같다. 건물 뒤에 또 산이다. 뿌연 하늘이 도심을 상징하고 있었다. 맑은 산 속에서 바라봤기에 보이는 도심의 공기가 새삼스럽게 느껴졌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곳에 살고 있다.
내려오던 길에 십자가 하나가 나에게 다가왔다. 사람들의 마음에 위안을 주는 의미보다, 항상 짐을 지고 살아가야하는 십자가로 떠올랐다. 인간에게 지워진 십자가, 그 십자가를 내려 놓으면 또 다른 십자가가 다가오는 삶에 대한 생각말이다. 퍽퍽한 도심의 아파트가 나무가지 사이에서 평온한 휴일을 맞이하고 있었다. 더불어 살아가라는 가르침처럼 보였다. 짐으로 삼았던 십자가 까지도 더불어 살아가라는 교훈. 우리는 항상 그 십자가를 내려 놓으려 안간힘을 쓴다. 항상 자연은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불암산 둘레길에서 만난 새로운 것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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